"으응, 괜찮아요. 저녁 만들어주신 것만으로도 충분한걸요. 퇴근하고 오셔서 피곤하실 텐데 푹 쉬세요."

 "그렇게 말하면서 금방이라도 잠들 것 같은 얼굴 하고 있잖아. 피곤한 건 사실이지만 선생님은 이제 익숙해져서 괜찮아. 자, 이불 깔아놓을 테니까 씻고 나와."

 "아… 네… 그럼… 오늘 하루 신세 좀 지겠습니다."

 "모처럼이니까 이루카도 이리로 오라고 할까?"

 "싫어요, 이루카 선생님한테만은 어린애 같은 모습 보여주고 싶지 않은걸요."

 "어~ 그래~ 너도 남자다 이거지? 알았어, 알았어.(웃음)"

 (…)

 "나루토, 잠옷 문 앞에 놔둘게."

"네-. 그런데 선생님, 타올이 없다니깐요."

 "아, 선반이 부숴져서 잠깐 위치를 바꿨어. 거기 밑에 봐봐."

"밑에 어디요? 여기에도 없는데요."

 "거기 있잖아, 거기. 아유, 답답해!"

 덜컥-.

 "꺄아아아, 선생님-!!! 변태-!!!"

 "괘, 괜찮아, 나루토. 선생님이니까…"

 "선생님이니까 뭐요! 난 전혀 괜찮지 않으니까 나가요!"

 "미안…!"

 쾅-.

 (…)

 "그래서 오늘 점심 먹고 조금 지나서 긴급 호출을 받고 나갔는데 말야, 그 암부 상태가 엄청 심각한 거야-. 상처 자체도 깊고 독이 이미 깊숙이 퍼져 버려서 치료와 해독을 동시에 하는 데 애먹었어."

 "저도 오늘 큰일이었어요. 이번 타겟이었던 고양이한테 어찌나 많이 긁혔는지 콱 한 대 쥐어박고 싶더라니까요. 나중에 끔찍이 싫어하는 주인에게 돌아갔을 때는 깨소금 맛이었지만. 푸후후."

 "발톱에 긁혔어? 괜찮아? 선생님이 치료해줄까?"

 "뭘 이 정도 가지고. 오늘 계속 무리만 해대서 지금은 차크라도 별로 없으시잖아요. 어차피 내일이면 다 나으니까 내버려두세요."

 나루토와 이부자리에 나란히 누워 잠들기 전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며 평온한 시간을 보낸다. 이미 나에겐 충분하다고 생각될 만큼 성장했지만 녀석이 어렸을 때나 지금이나 기분은 다르지 않다. 부드러운 금발의 머리카락을 살며시 쓰다듬고 있노라면 나루토는 곧 잠이 든다. 원래 어디서든 잘 자는 녀석이지만, 오늘은 정말 피곤했는지 평소보다 빠르다. 일일이 귀엽다고 생각하며 쓴웃음을 짓고는 조심스레 그 몸을 품에 안는다. 이 아이가 내 팔 안에서 잠드는 날이 앞으로 얼마나 더 남았을까. 언젠가 녀석도 애인이 생기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그렇게 살아가겠지. 아직 먼 미래이지만 어째서인지 쓸쓸한 기분이 든다.

 "잘 자, 나루토."

 "…님."

 "?"

 "(중얼중얼)"

 아직 완전히 잠들지 않은 건가? 아니면 지금 내 꿈을 꾸고 있는 건가? 꿈이라면 좀 더 제대로 듣고 싶지만 대충 예상은 간다. 들어보나마나 나는 호카게가 될 거예요- 같은 거겠지.

 나도 이제 그만 자자.

 (…)

 "선생님."

 쓰담-…

 "제 꿈이 호카게인 이유는 무엇보다 마을 사람들에게 인정받기 위해서이지만… 하나 더 있다니깐요……."

 "선생님은 어렸을 때부터 많은 걸 잃으셨잖아요… 많이 슬프고 많이 우셨겠죠… 그런데도 전 선생님의 우는 얼굴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요… 제가 없는 곳에서 선생님이 우는 게… 무서워요……."

 "전… 선생님의 소중한 것들을 지켜드리고 싶었어요……."

 "곁에 있는 것만으로는… 쓸쓸해서……."

 "저 나름대로 선생님을 사랑하는 방법을 찾았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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