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길을 걷다 우연히 나루토의 뒷모습을 발견했다. 지난 번 봤을 때보다 키가 한 뼘은 더 커졌고, 널찍한 등이 제법 남자아이다워진 모습이다. 그 사이 또 성장했구나. 녀석이 내게로 달려와 두 팔로 허리를 끌어안는다. 아무리 키가 커져도 이 순간 만큼은 귀여워서 견딜 수가 없다.

 "선생님 말예요, 대체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는 거예요? 내가 아카데미를 졸업한 이후로는 정말 얼굴보기 힘들다니깐!"

 "훌륭한 새 선생님이 생겨서 나 같은 건 완전히 잊어 버렸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보고 싶긴 했나보구나. 그런 거라면 한번쯤은 아카데미에 와, 욘석아."

 가볍게 꿀밤을 놓자 나루토의 멋쩍은 웃음이 돌아온다. 금발의 머리카락을 부비적거리는 손도 이전과는 다르다. 좀 더 커지고, 그 동안 열심히 수련을 했다는 증거로 굳은살과 잔상처가 많이 생겼다.

 "조만간 찾아갈 생각이었다니깐요."

 "빈손으로 오기만 해봐라. 선생님이 주스 좋아하는 거 알지?"

 "언제나 마시던 그거요? 알았어요.(웃음)"

 어쭈, 이제 여유로운 웃음까지 짓고… 정말 많이 컸는데? 속으로 중얼거리며, 나도 모르게 입가에 절로 미소를 띤다.

 "어디 가던 중이었어? 서두르지 않아도 되는 거야?"

 "괜찮아요, 보나마나 오늘도 늦을 테니까!"

 "늦다니, 누가?"

 "그 훌륭한 새 선생님 말이예요! 지각을 밥먹듯이 한다니깐! 인생의 갈림길에서 헤메어버렸다던가 이상한 변명이나 하고! 아오-. 오늘도 늦게 오면 다음엔 아주 집으로 처들어가서 이불째 보쌈을 해버릴 거라니깐!!!"

 나루토의 말에 문득 피식 웃음이 터져나온다. 상급 닌자라고 하면 자기 전담반을 가르치는 것 뿐만 아니라 종종 A급 이상의 어려운 임무까지 병행해야 하니, 피곤하기도 하겠지.

 "자, 아무리 선생님이 늦으셔도 너까지 늦장을 부리면 안 되지. 그만 가봐, 다치지 않게 조심하구."

 "알았다니깐, 그럼 다음에 또 봐요!"

 손을 흔들며 나와 반대방향으로 터벅터벅 걸어가는 나루토의 뒷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다 낮게 웃음 섞인 한숨을 내뱉으며 발걸음을 옮긴다.

 다음에 또인가… 예전에는 매일 얼굴을 보는 것이 당연한 것이었는데, 이제는 다시 마주치게 될 그날이 언제야 올런지 알 수 없게 되었다.

 같은 마을에 살고 있으면서 이런 생각은 조금 청승을 떠는 것 같기도 하지만, 그래도 내가 가르치던 아이들이 하나둘 씩 내 품을 떠나가는 것에 쓸쓸한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나루토는 특히… 아픈 손가락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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