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무리하지 않으면 사람은 성장하지 않습니다! 전 노력의 천재를 목표로 하고 있으므로 무리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다치고 쓰러지는 것 정도는 이제 아무렇지 않을 정도로 익숙해져 있으니 걱정마십시오!"

 "걱정말라니, 그렇게 말하면 오히려 더 걱정되는 게 당연하잖아. 그렇게 잔소리를 했는데 또 상처 치료 제대로 안 했지? 이리 와, 너 좀 맞자.(퍽퍽퍽)"

 "아하하! 간지럽습니다, 선생님! 주먹을 쥐어도 손이 베개처럼 부드러우시군요. 역시 여자의 손이구나- 라는 느낌입니다."

 스륵-. 리가 자신으로부터 내 손을 떼어내는 짧은 순간, 손가락과 손가락이 살짝 스친다. 그 미세한 마찰감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내, 내가 단련을 게을리 한 것 뿐이야. 같은 여자라고 해도 텐텐의 주먹은 약하지 않잖아."

 "텐텐은 여자가 아닙니다. 오히려 남자를 뛰어넘습니다."

 …라고 말하며 상큼하게 웃는 리. 동년배는 하물며 연하에게도 일일이 경어를 사용할 만큼 예의 바른 녀석이 이렇게 웃으며 농담을 하는 걸 보면 텐텐과는 동료를 넘어 정말 친한 친구라는 생각이 든다.

 "나중에 텐텐한테 다 이를 거야."

 "이거야 원, 또 초강력 코노하 정권을 맞게 생겼군요. 뭐, 그것도 이제 익숙해져서 별로 무섭지는 않습니다만."

 "웃어넘기지 말고 진지하게 새겨들어! 선생님은 낮이나 밤이나 네 걱정으로 밥이 넘어가질 않고, 하루하루 늙어가고 있다구!"

 "그건 확실히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안 되겠네요! 하지만 선생님이 제 몸을 걱정해주시는 것은 기쁩니다-."

 무얼 수줍어 하며 뒤통수를 긁적이는 거야, 이 귀여운 생물은! -라고 속으로 외치며 깊은 한숨을 내쉰다. 중급닌자 선발시험이 가까이 다가올 수록, 설레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불안감과 초조함이 더 크다. 가슴속에서 점점 커져가며 부글부글 끓고 있는 느낌이다.

 가이가 가르치는 아이들은 사용하는 기술의 80%이상이 체술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네지나 텐텐은 위기가 와도 인술로 어떻게든 모면할 수 있다지만 리는 오로지 체술밖에 할 수 없기 때문에 아무리 몸이 망가지더라도 계속 몸으로 싸우는 수밖에 없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걱정되는데 성격까지 가이와 붕어빵이라니.

 가이가 처음 리에게 팔문둔갑을 가르치겠다고 했을 때, 긴 세월 어울려온 친구로서 녀석과 나는 역대 가장 살벌하게 다투었다. 리의 사정이야 선생님으로서 잘 알고 있었지만, 자칫하면 죽을지도 모르는 그런 위험한 기술을 하급닌자에게 가르친다는 것은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물론 가이는 그보다 어렸을 때부터 팔문을 구사했다. 리도 가이 만큼 열심히 수련했다. 그렇다고 해도 아직은 너무 이르다고, 좀 더 기다려야 한다고, 나는 그를 설득하려 했다.

 하지만 가이는 '리에게 죽음보다 두려운 것은 절망이다'라면서 내 말을 듣지 않고 결국 리에게 금단의 기술을 가르쳤다.

 "…리."

 "예, 선생님."

 "아까 말했었지? 넌 노력의 천재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맞습니다."

 "선생님은 말이야, 이미 됐다고 생각해. 지금까지 가이의 제자중에 연화1, 2를 제대로 배울 수 있었던 건 리 뿐이었잖아? 그 천재 네지 조차 못했어. 그러니까 리는 이미 노력의 천재야."

 "선생님……."

 그러니까 부탁이야. 제발 무리는 하지 마. 그렇게 말하고 싶지만 차마 입술이 떨어지지 않는다. 꿈을 향한 리의 열정과 집념을 차마 거스를 수가 없다. 리에게 팔문둔갑을 가르칠 때 가이도 이런 마음이었을까.

 "저는 몇 번 쓰러져도 다시 일어날 거예요. 그러니까 믿어주세요."

 피와 땀으로 얼룩진 붕대의 감촉이 손에서 손으로 전해져온다. 리의 손이 이렇게 컸던가. 크고, 단단하고, 강하다. 굳이 믿어달란 말을 하지 않아도 이미 충분히 믿음직스럽다. 조금의 망설임도 느껴지지 않는 녀석의 강함이, 원망스러울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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