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선생님! 아카데미의 일은 벌써 끝난 거야? 접수대 출근까지 아직 시간 있지? 나랑 같이 놀자 이거!"

 "안 돼, 오늘은 호카게님께서 직원들과 함께 저녁을 드신다고 하셔서 출근하기 전에 전부 모이기로 되어 있거든."

 "이놈도 저놈도 호카게 님, 호카게 님, 시끄럽네 이거! 맨날 할아버지 꽁무니만 쫓아다니지 말고 나랑도 놀아줘! 일전에 놀아주겠다고 하고는 약속 안 지켰잖아!"

 "미안, 미안. 선생님이 요즘 좀 바빠서 말이야. 다음엔 꼭 지킬게."

 "다음이 언제야! 오늘이 아니면 안 된다 이거! 밥 먹으러 간다면 나도 같이 가!"

 볼을 한껏 부풀리며 코노하마루가 작은 두 손으로 내 팔을 붙잡는다. 도망 못간다는 듯이 꼬옥. 마음 같아선 귀여운 녀석에게 뽀뽀라도 해주고 싶지만 교사로서 언제나 응석을 받아줄 수만은 없다.

 "밥을 먹는 것이라고 해도 일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거야. 사적인 자리라면 몰라도 공적인 자리에는 데려가줄 수 없어."

 "그치만 오늘 하루종일 선생님 찾아다녔는데… 흑……."

 윽, 안 된다. 교사에게 있어서 제자의 귀여운 모습은 치명적이다. 이보다 강한 것은 있을 수 없다.

 부탁이니까 선생님에게 그런 울 것 같은 얼굴 보이지 말아줘… 갓만든 야들야들한 계란찜처럼 마음이 약해져… 내게는 교사로서의 의무가… 수행원으로서의 의무가…….

 "미안, 코노하마루! 다음에 선생님이 맛있는 거 사줄게!"

 "선생님이 직접 만든 게 아니면 싫어… 흑… 선생님의 요리가 먹고 싶어… 흑흑……."

 "아아, 정말! 귀여워!"

 꼬오옥-. 자세를 낮추어 코노하마루의 몸을 끌어안는다. 그러자 녀석이 괴로운 듯하면서도 나를 마주안는다. 두 팔을 최대한으로 뻗어도 아직 손끝이 닿지 않는다. 그 점이 또 너무 귀여워서 참을 수가 없다.

 "좋아! 뭐든 말만 해! 코노하마루가 먹고 싶다는 거 다 만들어줄 테니까!"

 "…단순한 선생님이 좋다 이거.(중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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