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 먼저 놀자고 말하다니, 드문 일이다 이거. 뭐하고 놀까?"

 "음… 글쎄… 요즘 애들은 뭐하고 놀지? 선생님은 술래잡기나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정도밖에 모르는데."

 "그럼 술래잡기는 얼마 전에 했으니까, 오늘은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로 결정이다 이거."

 "우동이랑 모에기의 모습이 안 보이네. 항상 같이다니더니 웬 일이야?"

 "우동은 지금 가족들이랑 친척집에 가 있다 이거. 모에기랑 둘이서 놀아도 우동이 없으면 쓸쓸하니까, 오늘은 그냥 혼자서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있었다 이거."

 한 명이라도 빠지면 안 된다는 건가… 언제나 세 명 함께인 것이 보기 좋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나중에 성장해서도 녀석들은 정말 좋은 소꿉친구가 될 것 같다.

 "그럼 술래를 정할까. 가위바위ㅂ…"

 "내가 하겠다 이거. 이럴 때도 레이디 퍼스트가 필요하다고 모에기가 언제나 시끄럽다 이거."

 "과연 내 제자답군! 알았어, 그럼 모처럼이니까 코노하마루의 젠틀함에 기대어볼까."

 (…)

 "시작한다 이거!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홱)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홱) 무궁화꽃이…"

 노래가 이어지는 동안 앞으로 전진하다가 끝남과 동시에 제자리에 멈추는 것을 몇 번인가 반복하니, 머지않아 술래인 코노하마루와 일보 정도의 가까운 거리에 다다른다. 마지막의 노래가 들려오고 녀석의 등 뒤로 다가가는 동안에도 도망칠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저 이렇게, 녀석이 뒤를 돌아보기 전에-

 "앗! 서, 선생님! 어째서…"

 녀석을 꼬옥 끌어안고, 언제나 따뜻한 아이의 체온을 느낀다. 지금 이 순간은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겁다.

 "이런, 선생님이 코노하마루를 잡아 버렸네?"

 "그, 그런…"

 제대로 하라구요, 선생님. -라는 말이 들려올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더 이상 말은 이어지지 않고, 예상 밖에 녀석의 얼굴이 귀까지 빨갛게 달아오른다.

 끌어안는 것은 딱히 처음이 아니다. 아, 뒤에서 갑자기 안은 것은 처음인가. 그렇다고 해도 이상하리 만큼 부끄러워하고 있다. 이제와서 새삼스런 반응이다.

 "저… 저기… 선생님…?"

 "응-?"

 "나… 위… 위험해……."

 "에? 뭐가?"

 "모르겠어…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위험해… 떨어져… 빨리 떨어져…! (퍽)"

 "자, 잠ㄲ… 코노하마루?! (쿵) 아야야야, 아야……."

 갑자기 뒤로 밀쳐져서 바닥에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당황스럽기도 하고 아프기도 해서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있는데, 여전히 얼굴이 폭발할 것처럼 붉은 코노하마루가 두 손으로 자신의 어깨와 팔 등을 감싼다. 밀쳐진 것은 나인데 그런 나보다 훨씬 더 당황한 것 같은 표정이다.

 "이상해… 선생님한테 닿았던 부분이 뜨거워……."

 "뜨거워? 그거 정말 이상하네. 잠깐 보여줘, 코노하마루."

 "시, 싫어…! 이런 건 싫어…! 부끄러워…!"

 다다다다다-.

 "……."

 마치 데자뷰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이다. 저번에 술래잡기 때도 그러더니 또 뭐지?

 코노하마루가 사라진 방향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 문득 이상한 분위기를 감지하고는 주변을 둘러본다. 조금 전의 소란 때문에 지나가던 사람들이 내쪽을 쳐다보고 있다.

 그러고보니 코노하마루 녀석, 방금 전 뭐라고 소리치면서 도망갔지…? 아… 위험하다… 나야말로 정말 위험하다… 이대로는 꼼짝없이 아동 성추행범으로 몰리게 된다…!

 "저기… 아니예요… 저는… 방금 그 아이의 담임으로…(눈물)"

 내일 코노하마루에게 어떻게 된 건지 물어봐야겠다. 어딘가 끌려가지 않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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