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똑-. 덜컥-.

 "실례합니다. 어제 하타케 상닌께서 제출하셨던 보고서에 누락된 항목이 있어서 수정을 부탁드리러 왔습니다. 잠깐 시간 괜찮으십니까?"

 "보고 있는대로 한가해. 누락된 항목이란 게 뭔데?"

 "여기 이 부분입니다. 체크만 해주시면 됩니다. 네, 감사합니다."

 "미안, 어제 무지 피곤했거든."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던 제 잘못입니다. 신경쓰지 말아주세요. 그럼 저는 이만 돌아가 보겠습니다."

 "응, 수고해."

 (…)

 볼일을 마치고 접수대로 돌아가려는데 문의 손잡이를 당기려는 순간 그것이 갑자기 홱 하고 내게서 멀어진다. 그리고 나타난 초록색 타이즈의 녀석. 송충이 눈썹과 바가지 머리가 너무나도 친숙한 가이다.

 "안녕하세요, 가이 선생님."

 "응? 아아, 너로군. 여기까지 오다니 수고가 많다. 아까 접수대에 사람들이 붐비면서 엄청 바쁜 것 같았다만, 식사는 제대로 한 거냐?"

 사적인 자리를 제외한 곳에서 나는 언제나 상급 닌자들에게 존댓말을 사용한다. 그 중에는 아카데미 동기들도 많고 실제로 편하게 지내는 친구들도 있지만, 그것을 떠나서 내겐 상사이기 때문에 웬만하면 상하 관계의 질서를 지키려 노력해왔다. 나 자신에게도 남들의 시선에도 그 편이 좋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 내가 상급 닌자 대기실 같은 곳에서 딱딱해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아무래도 편하게 말하고 싶을 때는 이렇게 상대방의 귓가에 대고 작은 목소리로 말한다.

"간식으로 대충 떼워서 지금 배고파 죽겠어. 끝나고 한 잔 하러 가자, 오늘은 내가 쏠게."

 "아아, 좋은 생각이군."


 (…)

 카카시 : 어서 와, 가이.

 가이 : 오, 나의 영원한 라이벌 카카시. 너도 있었나. 혹시 나와의 뜨거운 승부를 기다렸다든가…

 카카시 : 다음 임무가 내려오는 걸 기다리는 중이야.

 가이 : 그럼 그때까지 아직 시간이 있지? 어때, 나와 승부…

 카카시 : 싫어, 출발하기 전에 충분히 쉬고 싶은걸. 너도 이따가 선생과 한 잔 하러 갈 거잖아? 지금 막 돌아와서 피곤할 텐데 괜히 기운 빼지 마.

 가이 : 무얼! 이 몸은 절대 지치지 않는다!

 카카시 : 네, 네…….(후비적)

 (…)

 쿠레나이 : 여전하네.

 아스마 : 그렇군.

 가이 : 물론 나는 언제나 나이스 가이다!

 쿠레나이 : 당신 말고,  말이야. 카카시에게만 유독 더 깍듯하잖아. 아니, 오히려 엄하다고 해야 맞으려나.

 아스마 : 처음엔 완전히 미움받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고 말야, 너희들 대체 어떻게 되먹은 관계인 거냐?

 카카시 : 너희들이 본대로, 들은대로, 알고 있는 그대로야.

 쿠레나이 : 그렇다면 슬슬 좀 더 그럴 듯하게 발전할 수는 없는 거야? 보고 있는 이쪽이 속터진다고. 정말, 뭘 하고 있는 건지.

 아스마 : 뭐어 너희들에게도 여러가지로 사정이 있겠다만은, 서로 책임질 용기가 없다면 그 관계 너무 오래 끌지는 마라. 좋게 끝나는 경우가 없으니까 말이야.

 카카시 : 두 사람 다 연애 선배라고 내게 참견하려는 거야? 우와, 부끄러워-.

 쿠레나이 : 뭐, 뭣…! (발그레)

 아스마 : 사람이 모처럼 충고해주고 있는데 뭐냐, 그 말투는.

 가이 : 너희들은 아까부터 뭔 얘기를 하고 있는 거냐? 카카시의 연애인가? 그런 거라면 나도 참견해주지! 언제나 야한 책만 들여다보고 있지 말고 뜨거운 청춘답게 사랑을 불태우는 거다, 카카시!

 카카시 : 시끄러워, 가이… 좀 조용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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