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쩐지 전보다 건강해보인다 했지. 요즘 잘 먹은 덕분이었구나. 으음-."
"옷이 조금 작아졌습니다만, 보기 안 좋습니까?" 어째서 이런 대화가 필요한 걸까, 스스로도 의문이다. 여자라고 해서 무조건 말라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다만 나는 지금 좋아하는 남자의 앞에 서 있다. 그래선지 묘한 자책감이 든다. 뭐가 어쨌든 혼자가 아니라면 상대방을 위해서도 자신을 가꾸어야 하니까. "저도 깨닫지 못한 사이 군살이 많이 붙었습니다. 적당히 듣기 좋은 말씀 마시고 남자로서 솔직하게 대답해주십시오." "남자로서 솔직하게 말이지……." 하타케 상닌이 조금 떨어진 곳에서 나를 지그시 바라본다. "톡 까놓고 말해서 난 여자의 옷이 헐렁한 것보다 딱 달라붙는 걸 좋아해." "그, 그렇습니까?" 안심해도 되는 것인지 모르겠다. 하타케 상닌의 성격상 그냥 대충 넘어가려는 것일 수도 있다. 나른하게 웃는 그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문득 얼굴이 조금 뜨거워진다. "하지만 가슴 부근이 확실히 조금 위험한 느낌으로 끼는 것 같네." "위험한 느낌이요?" "선생이 집을 나와서 여기로 오는 동안 분명 누군가는 그쪽을 봤을 거야." "에…;;" 이 사람의 앞이 아니라면 상관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딱히 신경쓰지 않았다. 그런데 누군가 봤을 거라고 하니 문득 소름이 돋는다. "아무리 뭐래도 그건 좀 싫은걸." "저도 싫습니다…;;;" 아직 근무시간이지만 잠깐 집에 들렀다 오는 것 정도는 괜찮겠지. 조끼라도 갈아입는 편이 좋을 것 같다. 큰 사이즈를 입으면 지금보다 더 통통해보이겠지만. "그렇다고 움츠러들지는 말고." 나의 양팔을 붙잡아 어깨를 펴게 한 뒤, 그가 아까처럼 나를 지그시 바라본다. 그리고 어쩐지 머뭇거리는 듯하더니─. "모순되는 얘기지만 역시 나 혼자 보는 것은 좋네." 조금 부끄러운 듯이 웃고는, 내 머리를 가볍게 탁탁 두드리며 주문을 외듯이 말한다. "살쪄도 좋으니까 좀 더 커져라-." 그쪽으로 하면 키가 자랄 것 같은 느낌인데… 기왕 주문을 거는 것 가슴에 대고 제대로 하지……. 결국 이 사람도 딱히 통통한 것을 좋아하는 게 아니라 다른 남자들처럼 평범하게 큰 가슴을 선호하는 것 뿐이지만, 어쨌든 걱정했던 것과 달리 크게 신경쓰지 않는 것 같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하자. 그게 자신에게도 편할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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