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그래. 어떤 남자든 이성에게 무관심하지는 않지. 나도 예쁜 여자를 보면 감탄하거나 얘기해 보고 싶다는 생각 정도는 해. 하지만…"

 "하지만?"

 "뭐랄까, '바람피지 마' 같은 말을 유쾌하게 웃으며 말할 수 있는 시점에서 이미 당신의 마음 속에는 걱정이 전혀 없다는 뜻 아닐까?"

 "애인이 되고 동거까지 시작했으니 말해 보고 싶었어. 다들 그러잖아."

 "흠……."

 "여자친구가 이런 말을 꺼내면 남자친구는 피식 웃으며 대답하는 거야. '내 눈에는 너밖에 보이지 않아'라든지, '하루종일 너만 생각해'라든지!////"

 "(피식)"

 "?"

 "내 눈에는 너밖에……."

 카카시가 부들부들 떨더니 도저히 안 되겠는지 손사래를 쳤다. 뭐, 듣는 쪽은 즐거워도 말하는 쪽에게는 확실히 괴로운 면이 없잖아 있을 것이다.

 "카카시-?"

 그러니까 나도 진지하게 말을 꺼냈다기보다는… 뭐랄까, 평소처럼 자연스러운 느낌의, 농담같은 분위기라도 상관없었다.

 "흠흠, 미안.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애초에 당신하고 나 사이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으니 이런 대화가 필요없다는 거야."

 "문제가 없을 때 확실하게 말해 두는 게 어때? 어쩌면 당신을 의심하기 전에 다시 한 번 생각해 볼지도 몰라."

"이 여자가… 당연한 소리를……."

 카카시는 한숨을 내쉰 뒤 말을 이었다.

 "나는 당신이 나를 100% 믿는 것보다 1% 정도 긴장해 주는 편이 좋아. 이렇게까지 말해도 듣고 싶다면 그래, 바람 안 필게. 하지만 이건 맹세가 아니야. 내가 곁에 있는 걸 당연하게 여기지 말도록."

"미남만 아니면……."

 "뭐?"

"저 성격으로 인기가 많을 리 없어……."

 "그러거나 말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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