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 노을진 저녁이지만 시원하니 기분 좋은 날씨다. 우리 애들을 불러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건배하고 싶은 그런 날이랄까. 물론 나루토와 사쿠라는 아직 미성년자라 같이 마실 수 없고, 여기서 '우리 애들'이란 팀의 5명을 말하는 것이다.
"다녀왔습니다-." 뭣하면 가이나 다른 녀석들과 어울릴 수도 있지만 오늘은 카카시가 일찍 들어오라고 해서 퇴근 후 곧장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현관문을 열자마자 이게 웬 일이람. 안쪽에서 여러 명이 시끌벅쩍 떠드는 소리가 들려온다. 이미 다른 사람의 신발로 포화상태가 되어 있는 현관에 어떻게든 내 신발을 벗어두고 솔솔 풍겨오는 맛있는 냄새에 킁킁거리며 거실로 들어서니, 그렇잖아도 보고 싶었던 우리 팀원들이 나를 반갑게 맞는다. "오셨습니까, 대장!" "고생 많으셨습니다!" "어, 어어…" 어안이 벙벙해져 일단 대답하긴 했는데 정말 무슨 일이지. 눈앞에는 엄청난 진수성찬이 차려져 있고, 먼저 식사를 하고 있던 녀석들이 자연스레 나를 상석으로 이끈다. 카카시는 어디 가고 왜 이 녀석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거지. 어쨌든 마침 목이 말라서 마키가 건네준 술을 마시고, 후우가 직접 입에 넣어준 음식을 오물오물 맛있게 먹었다. 뭔가 굉장하긴 한데. 카카시는. 내 남자 어디 갔어. 고개를 두리번거리는 찰나, 허리에 앞치마를 두른 모습의 카카시가 또 하나의 굉장한 음식을 들고 나타났다. "자기 왔어?" "어어어…" 이번에도 일단 대답했지만 여전히 뭐가 뭔지 모르겠다. 카카시가 우리 애들을 저녁 식사에 초대했나. 딱 봐도 이거 우리 카카시 솜씨인데. 설마하니 이 많은 음식들을 혼자서 다 준비했단 말인가. 헐렐루야. 놀라움과 감동이 동시에 밀려온다. "저번 회식 때 보니까 팀원들이 꽤 잘 마시고 노는 것 같아서 내가 초대했어." 내 옆으로 다가와 새댁처럼 다소곳이 앉는 카카시에게 부끄러움도 모르고 궁디팡팡을 해주며 팔불출의 미소를 지었다. 그럴 수밖에 없지 않은가. 세상에 이런 완벽한 아ㄴ… 남편이 어딨어. 가끔 잔소리를 할 때도 있지만 매번 생각하건대, 여자로 태어났다면 정말이지 완벽한 현모양처다. 카카시도 며칠 동안 고된 임무에 시달려서 지금 상당히 피곤할 것이다. 겨우 얻어낸 단 하루의 휴가인데, 그마저도 나를 위해 쓴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보통 노력이 아니다. 이것은 카카시 또한 두 사람의 미래에 어느정도 기대를 걸고 있다는 증거라고 멋대로 믿어도 되는 걸까. 너무 받기만 하는 것 같아 미안하지만 지금은 기쁜 마음을 어찌할 수가 없다. 당신을 내조의 왕으로 인정합니다. "카카시." 알고 있어, 당신의 노력에 보답하려면 한참 부족하다는 거. 그래도 오늘은 이것으로 일단 만족해줘. 손으로 슬쩍 입을 가리고, 오로지 그에게만 들리도록 작게 속삭인다. "오늘 밤 기대해도 좋아, 이쁜이." 농담처럼 말해도 기쁜 듯한 눈빛으로 응답해 주는 당신, 정말 예쁘다. |
<제작> Copyright ⓒ 공갈이 All Rights Reserved. <소스> Copyright ⓒ 카라하 All Rights Reserv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