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르르르릉─.

 이루카 : 네, 우미노입니다.

 ??? : #%&*…….

 이루카 : 여보세요?

 ??? : 이, 이루카… 선생…?

 이루카 : (이 목소리는… 카카시 선생님…?)

 카카시 : 이런 밤중에 갑자기 전화해서 미안…;;

 이루카 : 무슨 일입니까?

 카카시 : 그, 그게… 조금 전에 임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아무래도 의 상태가 조금 이상한 것 같아… (크르르르르) 방금 들었어…?;; 아까부터 왠지 짐승 같은 소리를 내고…;;;

 이루카 : 이런, 그리고요? 뭔가를 먹고 있지 않습니까?

 카카시 : 맞아, 커다란 케이크를 숟가락으로 마구 퍼 먹고 있어. 이, 이런 적은 처음이라…;; 선생의 조언이 필요한 상황이야…;;;

 이루카 : 역시 그런 것이었습니까. 카카시 선생님, 잘 들으십시오. 보셨다시피 지금 누나는 평소의 누나가 아닙니다. 위험하니 절대로 가까이 가시면 안 됩니다. 말을 걸지도 마시고요.

 카카시 : 뭐, 뭐야…;; 무서워…;;;

 이루카 : 달리 방법이 없습니다. 지금은 가만히 놔두는 게 최선입니다. 전화를 끊으면 뒤도 돌아보지 말고 최대한 빨리 집에서 나오십시오. ○○마켓 앞에서 만나기로 하지요.

 ??? : 크르르르르르─.

 카카시 : …#$%아^&*#ㅅ$%^…!!!

 이루카 : 여, 여보세요? 괜찮으십니까? 카카시 선생님!!!

 뚜 뚜 뚜──…

 (…)

○○마켓 앞.

 이루카 : (카카시 선생님… 무사하셔야 할 텐데…….)

 카카시 : 이루카 선생.!(와락)

 이루카 : 우왓…! 카카시 선생님…!!

 카카시 : 나, 나… 너무 무서웠어…!!

 이루카 : 압니다… 예전에 저도 거의 죽을 뻔했죠…(토닥토닥)

 카카시 : 선생 말대로 일단 집에서 나오긴 했는데… 저대로 내버려 둬도 정말 괜찮을까…?

 이루카 : 괜찮을 겁니다. 언제나 다음날에는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이 평소의 상태로 돌아갔으니까요. 누나가 요즘 일과 학업의 이중고를 겪으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 같았는데… 제가 미리 경고를 드렸어야 했습니다.

 카카시 :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야…? 아까 내가 봤던 것들이 전부… 과도한 스트레스가 낳은 괴물의 형상이었다… 그런 뜻이야…? 그랬구나… 지난 며칠 간 장기임무 수행 중이었기 때문에 전혀 모르고 있었어… 내가 옆에 있었다면 그렇게 되지는 않았을 텐데… 미안해… 내 탓이야…….

 이루카 : 미안하실 것 없습니다. 오히려 제가 사과드려야지요. 누나와 떨어져 살기 시작한 이후로는 처음 있는 일이라 저까지 당황하고 말았습니다. 먹는 게 끝나면 잠들 테니 그때까지 기다렸다가 돌아가시면 됩니다. 여기가 조금 그러시다면 저희 집에 가시는 건 어떻습니까?

 카카시 : 아니, 조금 걸어야겠어. 기왕 나온 김에 선생도 같이 바람 쐬는 게 어때? 내 와이프… 그녀와 피가 섞여 있지는 않지만 동생이나 다름없는 존재니까, 기회가 생기면 당신과 조용히 얘기를 나누고 싶었어. 아, 그리고… 슬슬 편하게 대해 줬으면 하는데.

 이루카 : 편하게 말입니까… 누나의 남편 되실 분이라면 뭐, 괜찮겠지요. 그런데 저는 변화를 빠르게 받아들일 수 있는 타입이 아니라서… 으음, 일단 아이스크림이라도 사오겠습니다. 참, 단 거는 싫어하셨던가요?

 카카시 : 가끔은 괜찮아. 아이스크림 같은 거 되게 오랜만이다.

 (…)

 터벅터벅─.

 이루카 : 누나에게 당신과의 동거를 결정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는 반신반의했습니다. 마을의 영예라 불리면서 언제나 야한 책이나 들고 다니고… 당신이 정말 어떤 사람인지 좀처럼 알 수 없었거든요.

 카카시 : 그건 눈속임 같은 거야… 내가… 저, 신비주의라서…….

 이루카 : 글쎄요…….

 카카시 : 내가 마음에 안 든다는 거 알아. 마음의 준비는 되어 있으니까 말해도 돼.

 이루카 : 아직 모르겠습니다. 조금 더 지켜보려고요. 어차피 누나는 제 말을 듣지도 않겠지요. 누군가에게 한 번 빠졌다 하면 마치 세상의 전부인 것처럼 여기는 여자라서… 동생으로서 의심이 많아질 수밖에 없는 거예요.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카카시 : 응, 괜찮아. 내가 야한 책을 들고 다닌 건 사실이고… 아니 그러니까, 적어도 지금처럼 나중에 해명할 기회는 줬으면 해. 가족… 이라기엔 아직 이르지만, 당신에게 미움 받고 싶지 않거든.

 이루카 : 어렸을 때 부모님을 양쪽 다 여의셨다고 들었습니다. 누나와 저도 가족의 빈자리가 어떤 건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남들이 보기 안쓰러울 정도로 집착하죠. 누가 뭐래도 '비로소 완전해지는' 거니까요. 누나만 행복하게 해주신다면 아무래도 좋습니다.

 카카시 : 그렇다면 안심해도…헤엑츄이…!!!

 이루카 : 괜찮으십니까…?

 카카시 : 평소에 차가운 건 잘 먹지 않아서… 킁… 하지만 나쁘지 않네. 싫으면서도 묘하게 붕- 뜨는 기분… 뭐랄까, 덕분에 반성하게 됐어. 가끔이라도 에게 이렇게 단 것을 먹게 해줬어야 했는데. 그랬으면 조금이나마 스트레스를 덜 수 있었을 텐데. 갑자기 케이크를 그렇게 먹어대서 깜짝 놀랐지 뭐야.

 이루카 : 그러고 보니 아까 저랑 얘기하는 중에 통화가 끊겨 버렸죠.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먹고 있을 때는 이쪽에서 먼저 건들지 않는 이상 괜찮았을 텐데요.

 카카시 : 식욕이 채워진 뒤에 다른… 어떠한 욕구가 커졌던 것 같아. 말하자면 그런 거지. 며칠 동안 나랑 떨어져서 누나 혼자 잤으니까…

 이루카 : 잠ㄲ… 돼, 됐습니다…!!!;;; 무슨 말인지 대충 알겠어요…!!!;;;;;;

 카카시 : 나도 말이야, 그렇게 원하는 대로 살고 있지만은 않아. 임무로부터 돌아오자마자 러브러브 시리즈의 여주인공 같은 일을 당했다고. 터프한 도 싫지 않지만 거실에서부터 갑자기… 모처럼 처남과 얘기하던 중이었는데 말야…….

 이루카 : 거기서 통화가 끊어졌길 천만다행이네요!!! 뭐, 뭐어… 누나와 살면서 카카시 선생님도 여러 가지로 곤란에 쳐하신다는 건 잘 알겠습니다. 오늘 얘기는 여기까지만 하지요.

 카카시 : 아하하하핫, 얼굴 빨개진 거 봐.

 이루카 : 어휴, 식겁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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