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타도리의 교복에는 특이하게도 후드가 달려 있다. 듣기로는 고죠 쌤의 커스텀이라고 한다. 왜 후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가 평소에 모자 달린 티를 자주 입는 까닭에 조금도 어색함이 없다. 주위를 두리번거리다 걸음이 뒤쳐져서 그의 뒷모습을 보았다. 어렸을 때 다른 아이들의 후드 밑에 손을 넣으며 따뜻하다고 재잘대던 기억이 떠올랐다.

 "간지러워."

 "따뜻하다아."

 "이제 여름인데애."

 이타도리가 슬금슬금 도망쳤다. 그럴 때마다 나는 쫄래쫄래 따라가서 붙고 또 붙으며 계속 귀찮게 굴었다. 그가 체념한 듯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응석부리기에 가까운 장난을 받아 주다 바짝 달라붙은 나를 돌아보며 말했다.

 "근데 이거⋯⋯ 묘하게 차분해진다. 굉장히 안정적인 느낌이야. 네가 거기 숨은 것 같달까. 내가 감추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확실히, 이대로라면 어디서 뭐가 튀어나와도 바로 대처할 수 있을 거 같네. 이참에 조금 연습해 볼까."

 이타도리가 돌아서면 나도 돌아선다. 이쪽으로, 저쪽으로. 빙글 돌기도 하면서. 그 자리에서 마냥 꼬리잡기다. 재미있어서 꺄르르 웃었다. 내가 주술사로서 훈련받아 임무에 나간다면 한 번쯤은 이처럼 그를 의지하게 될까. 그때는 정말 그의 등 뒤에 숨어 안도감을 느낄까. 좋은 건지 싫은 건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마음이 살랑살랑 물결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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