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아하는 연예인. 이상형이야."
이타도리의 방에 갔을 때 포스터 속 금발의 미녀를 봤다. 내가 기억하기로는 그의 휴대폰 배경화면도 제니퍼 로렌스의 사진이었다. "키가 크고 히프 사이즈도 굉장해." "나도 키 큰 남자 좋아해! 그리고 제대로 업 되어 있는 히프를 보고 있으면 에너지가 불끈 솟는 것 같아! 예를 들면⋯⋯." 내가 머릿속으로 주변인 중에서 예시로 언급하기 적절한 인물을 찾는 사이 이타도리가 먼저 누군가의 이름을 떠올린 듯 웃음지었다. "예를 들면, 고죠 쌤의?" "맞아! 쌤 엉덩⋯⋯ 헤헤헤." "그럴 거라고 생각했어. 문득 '오⋯⋯' 하고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서 돌아보면 그쪽을 빤히 쳐다보고 있단 말이지. 수업 시간에도, 훈련 중에도. 무의식인가 했더니 그것도 아닌 거 같고. 혼자 애태우는 타입이 아닌 건 분명해." "쌤의 등허리라 해야 하나. 그 부분을 보고 있으면 얼굴이 뜨거워져. 그때의 두근거림이 좋아서. 하지만 나는 전체적으로 탈색된 느낌보다 후시구로 군 같은 흑발이 좋아. 그리고 성게머리보다 이타도리 군의 멍게머리가 더 좋아!" "고마워. 나도 좋아해." "헉." "너처럼 거리낌 없이 말하는 사람. 너는 나랑 비슷한 구석이 많으니까. 성격도 그렇고, 뭐랄까. 알기 쉬워서." "알기 쉬워?" "쿠기사키는 '기본도 되어 있지 않은 남자는 싫어!'라고 하더라. 그렇게 말해도 잘 모르겠거든. 걔가 생각하는 기본이란 어떤 걸까?" "나도 노바라의 머릿속을 들여다본 건 아니지만 사람의 외형만큼 내면을 중요하게 여기는 건지도 몰라. 사고방식이라든지, 마음가짐이라든지. 여자애들은 남자애들의 사소한 습관이나 무의식적인 행동에 반하기도 해. 나를 배려해 주는 게 느껴질 때." "왠지 반성해야 할 것 같네. 그래도 나는 알기 쉬운 게 좋아. 성격이나 습관을 고치긴 어렵지만 엉덩이쯤은." 이타도리가 제 엉덩이를 짝 때렸다. 와하하 웃으면서도 묵직하게 가라앉는 소리에 번뜩 정신을 차렸다. 교복 외에도 헐렁한 옷을 즐겨 입어서 겉모습만 보면 어디에나 있을 법한 남자애 같지만 놀랍게도 그는 체지방 한 자릿수다. "다시 제니퍼 얘기인데. 얼굴이나 몸매만 좋은 건 아냐. 언제나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점이 멋있다고 생각해." 새로운 일에 도전이라. 그렇구나. "이타도리 군도 알기 쉬워서 좋네!" "하핫, 네 말이니까 칭찬으로 들을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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