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스쿠나의 손가락을 주워서, 삼켜서⋯⋯ 여기까지 오게 됐어. 뭐, 자업자득이지. 엄청 민폐 끼쳤고."

 "그래도 나는 네가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이타도리 군. 스쿠나 씨에 대해 좀 더 얘기해 줄 수 있어?"

 "그게⋯⋯ 나도 잘 몰라. 천 년 전에 봉인됐던 놈이잖아. 내가 아는 것도 고죠 쌤이나 다른 사람들한테서 주워들은 것뿐이야. 본래 생김새가 서기에 기록되어 있는 료멘스쿠나라는 요괴를 닮아서 스쿠나라고 불리게 됐나 봐."

 "두 개의 얼굴과 네 개의 팔이었던가. 내가 듣기로는 옛날에 내로라하는 주술사들이 모든 힘을 다해도 이길 수 없을 만큼 강했대. 심지어 그때가 주술의 전성기라 불리는 헤이안 시대였는데도 말이야. 스쿠나 씨는 굉장해."

 "아침 방송 프로그램에 나오는 아나운서를 칭찬하는 것처럼 말하는구나. 그건 그것대로 문제가 있을지도."

 나는 스즈카 외에 다른 주령을 그다지 접해 보지 않았다. 내 사고는 자연스럽게 그녀를 중심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 솔직히 말하면 지금도 그들이 적으로 인식되지 않는다. 이타도리는 이런 나를 이해하면서도 다른 사람들에게 내가 얼마나 위태로워 보이는지 또한 모르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딱히 나무라지는 않고 다만 쓴웃음을 짓는다.

 "그래서 너도 알다시피 헤이안 시대의 주술사들도 스쿠나를 어찌하지는 못했고 녀석이 죽은 뒤에 봉인해서 스물 네 개의 주물로 만들었어. 그 중에 하나를 내가 삼킨 거 같아. 그러니까 액막이 용으로 놓아 두었던 것을."

 "액막이는 저주를 막는 거니까⋯⋯ 스쿠나 씨는 봉인된 뒤에도 줄곧 인간들을 지켜 주셨군요! 감사합니다!"

 "와⋯⋯ 이번에는 스쿠나가 좀 오싹했을 거 같아. 어떤 의미에서는 공포랄까. 굉장히 무서워. 나도 긍정적이란 말을 자주 듣는데 너는 거의 무적에 가깝잖아. 갑자기 심장이 떨리도록 불안해졌다가 김이 확 새면서 저절로 긴장이 풀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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