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타도리는 어떤 훈련을 받고 있는 걸까. 운동처럼 힘든 만큼 재밌는 훈련일까. 지치긴커녕 평소보다 텐션이 높았다. 나는 흥미를 가지고 그를 유심히 바라보았다. 그러다 깨달았다. 내 시야에서 무언가 중요한 것 하나가 빠졌음을.

 "이타도리 군! 후드!"

 "아이고, 깜짝이야. 네, 무슨 일입니까. 제 후드 안에 다람쥐라도 들어 있습니까."

 "그게 아니라, 단추⋯⋯ 원래 두 개지? 하나밖에 없어. 뜯어졌어? 잃어버린 거야?"

 "맞아. 다행히 잃어버리진 않았고, 주머니에 있어. 방으로 돌아가면 다시 달아야지."

 이타도리는 차분하게 대답하고 앞머리를 쓸어넘겼다. 이제 보니 이마에 땀이 맺혔다. 바람이 상쾌해서 기분 좋은 듯한 표정이다. 그건 그렇고, 오늘 훈련에 단추가 뜯어져 나갈 만큼 격렬한 움직임이 있었나. 그럴 수도 있겠다.

 대련을 했구나. 스즈카라면 제자라도 거침없이 상대할 것 같다. 멱살을 잡는다든지. 그럼에도 나무랄 수만은 없는 것이 이타도리는 결코 만만치 않다. 실제로 몇 번인가 훈련 뒤 스즈카와 교대했을 때 옷이 너덜너덜해서 놀랐다.

 떨어진 단추. 떼어낸 단추. 어느 쪽이든 싫어도 떠올리게 한다. 병원에 갇혀 한 해 두 해를 넘기고도 어찌저찌 중학교를 졸업했지만 정작 졸업식에는 참석할 수 없었다. 아이들과 떼 묻은 교복의 단추를 교환하는 추억도 갖지 못했다.

 "있잖아, 이타도리 군. 나랑 단추 교환 안 할래? 우정의 증거로!"

 "지금? ⋯⋯그래, 어차피 뜯어졌으니까. 의미가 있었다면 좋겠네."

 이타도리가 주머니를 뒤적이더니 움켜쥔 손을 내밀었다. 그에게 받은 동그란 금장 단추에서 붉은 실오라기가 날렸다. 회오리 문양을 새겨 놓는데 어떤 의미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저 처음부터 단추가 예쁘구나라고 생각했다.

 "헤헤헤. 잠깐만 기다려. 내 거 줄게."

 당연한 얘기지만 내 단추는 떨어진 적이 없다. 실이 끊어지도록 힘을 주어 톡 떼어내야 한다. 그런데 좀처럼 떨어지질 않는다. 그러고 보니 스즈카가 유지와 훈련하다 보면 금방 떨어질 거 같다면서 실로 단단하게 고정해 두었다.

 "나중에 줘도 되니까 억지로 뜯어내지 마. 옷 망가지겠다."

 "그러네. 그래도 지금 주고 싶어. 으럇! 떨어졌다! 자, 여기!"

 숨을 들이마시고 잠깐 참았다가 단숨에 떼어냈다. 힘 조절을 잘한 덕분에 옷이 늘어나거나 찢어지는 일 없이 단추만 깔끔하게 떨어졌다. 이타도리가 내게 받은 단추를 위 아래로 돌려 보더니 단추를 후드에 가져다 대며 말했다.

 "내 거는 그새 더러워졌는데, 네 거는 아직 깨끗하네. 미안해."

 "더럽다기 보다는 흔적이 많이 남은 거지. 나는 그래서 더 좋아."

 졸업식까지 기다릴 수 없으니까. 억지라고 해도 좋았다. 내일도 모레도 아직은 교복을 입어야 하므로 보관은 못하겠지만 이타도리의 단추를 내 교복에 다시 말끔하게 달아 놓으면 어쩐지 든직하고 이따금씩 흐뭇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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