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기사키? 좋은 녀석이라고 생각해. 응."
"성의라고는 눈곱만치도 없는 대답이네요!" "딱히 성의가 필요한 질문이 아니잖아, 이건." "그런가?" "친구를 사귀는 데 이유가 있나. 이해관계로 얽혀 있는 게 아니니까, 나는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도 없어." "그래도 좋은 녀석 하나로 끝내는 건 아니야! 또 없어? 어떤 점이 마음에 든다든지, 두근거린 적 있다든지." 이타도리가 나를 묘하게 쳐다보더니 정면을 향한 채 눈을 감았다. 그리고 한손을 가슴 위에 올리며 대답했다. "무슨 말인지 알겠어. 친구인 걸 떠나서 그냥 여자애로 본다면!" 그는 고민하거나 망설이지 않고 여전히 되는 대로 말을 이었다. "털털하지만 나름 예뻐! 자기애가 강한 부분도 그런대로 귀여워!" "그랬구나. 그렇게 생각했구나. 그렇겠지. 그럴 줄 알았어. 장난치고 놀리는 게 남자애의 애정 표현인 거야." 이타도리는 어딘가 의뭉스러운 표정이었다. 그러더니 괜히 능청떠는 것처럼 별다른 의미 없이 먼눈을 팔았다. "내 말은, 쿠기사키의 미래 남친이든 뭐든 간에. 행복한 녀석일 거야. 근데 .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야." "이타도리 군이 그 미래 남친이 되고 싶은 거잖아? 도와줄게!" "아니, 지금 나한테는 좀 무거워. 쿠기사키한테도 손해지. 쬐끔." "부끄러우면 내가 말해 줄 수 있어! 이타도리 군은 좋은 남친이라고!" "마음대로 해. 쿠기사키는 대수롭지 않게 걔 여친 너나 해라고 말할걸." "알았어! 그럼 내가 할게!" 이타도리가 내 치맛자락을 위로 툭 쳤다. 그냥 조금 펄럭였을 뿐이지만 그런 장난은 처음이라 얼이 빠졌다. "애정 표현이야, 애정 표현. 부정하지는 않을게. 근데 너도 막상 당하고 보니 별로 좋아하게 될 것 같지 않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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