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로버로 가득한 풀밭을 지나다 혹시나 해서 찾아 봤더니 운 좋게도 바로 근처에 있었다. 조심스레 취한 나는 이타도리에게 잠깐 손을 내밀어 보라고 한 뒤 네잎클로버를 건넸다. 그가 피식 웃더니 네 갈래의 잎을 쓰다듬었다.
"네잎클로버 되게 오랜만에 봐. 뭐, 찾지 않았으니 당연한 거겠지." "행운을 찾는다니. 말이 되는 거 같기도 하고 전혀 아닌 거 같기도 해." "일부러 찾아냈든 우연히 발견했든 행운은 행운이야. 아무튼 나는 부러워." 나는 빙그레 웃으며 이타도리의 손을 덥석 잡았다. 그리고 단단히 움켜쥐도록 해 주었다. "그럼 이 행운을 이타도리 군에게 줄게. 착한 일을 했으니까 나한테도 좋은 일이 생길 거야." 욕망이란 작은 네잎클로버가 감당하기에는 지나치게 무거운 것이다. 어찌 보면 인간의 청승궂은 모습이기도 하다. 막연한 희망도 애틋해서 함부로 부정하려 들지 않는다. 우리는 그 미신과도 같은 것을 기꺼이 믿는 존재다. 그러나 애초에 희박한 가능성을 전제로 둔 행운을 가만히 바라고 서 있지만은 않는다. 아니, 못한다. 수만 개의 클로버 그리고 눈으로 가늠조차 할 수 없는 산천초목에서 네잎클로버를 찾기 위해 풀밭에 웅크려 앉는 것 같이. 스즈카는 운명이 뿌리와 같다고 말한다. 뿌리를 내리고, 줄기를 올리고, 모두 생성화육의 당연한 과정이지만 그것을 해내는 것은 결국 너 자신이라고. 아무리 끊어내도, 시름시름 앓아도, 바스러질 때까지 성장을 멈추지 않는다. "나는 우리 둘 다 행복해졌으면 좋겠어. 스즈카랑 스쿠나 씨도 같이." "스쿠나도 같이구나. 그럼 이 네잎클로버는 나한테만 주는 게 아니네." 문득 바람이 지나갔다. 이타도리는 그 틈새로 숨을 들이쉬고 참았다가 한숨처럼 후 뱉었다. 한쪽으로 힘없이 기울어진 그의 어깨처럼 어딘지 모르게 삐딱한 모양으로 빗겨 가는 작은 웃음소리와 함께, 조금 갑갑한 듯이. 그가 말했다. "지금처럼 인사하고 싶어서 애쓰는 정도라면 괜찮을 거야. 그 이상은⋯⋯ 미안한데, 내가 안 될 것 같아. 나는 뭐가 됐든 간에 나누어 가지고 싶지 않아. 그런 놈을 위해서라도 기도할 수는 있지만, 그거면 돼. 아무것도 하지 말아 줘." 스즈카와 내게는 당연한 것처럼 되어 버린 일상. 이타도리는 희한하다, 재밌다, 한결같은 반응이다. 이쪽과는 엄연히 다르다. 처음부터 알고 있었지만, 이타도리가 나를 이해하는 만큼 그를 이해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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