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말고 쿠기사키랑 찍는 거 어때. 예쁘게 찍을 자신이 없어서. 잘생긴 후시구로랑 찍든가."

 "노바라랑 찍은 사진은 많아. 그리고 후시구로 군이랑은⋯⋯ 몰라아, 그런 얘기를 어떻게 해."

 "어어? 뭘 몰라. 왜 못하는데."

 "이타도리 군, 사진 찍기 싫어?"

 "그⋯⋯ 반대로 묻겠는데. 왜 나랑 찍고 싶어? 그거지? 너를 더 빛나 보이게 하는 게 목적이지?"

 "이타도리 군은 이렇게 부스스한 느낌이 더 자연스럽고 좋아. 부끄러워하지 말고 이리 와. 헤헤헤."

 나는 뭉그적거리는 이타도리를 거반 억지로 잡아끌고서 전면 카메라로 설정된 전화기를 높이 들었다.

 "찍습니다. 하나, 둘, 헉!"

 이타도리의 팔이 뒤에서 나를 덮쳐 와 바짝 끌어당겼다. 어깨가 들썩이며 그대로 버튼을 꾹 눌러 버렸다.

 "이제 됐지? 뭐야, 왜 그래."

 왜 그러냐니, 갑자기 안으면 놀라지. 안았다기에는 팔을 좀 격하게 썼을 뿐이라 사실 어깨동무에 가까웠다. 단지, 그렇다. 나는 남자애가 아니다. 남자끼리였다면 자연스러웠겠지만 나는, 나는 얼른 놀란 기색을 감추고 사진을 확인했다.

 "에이, 이게 뭐야."

 "어떤데. 봐 봐. 풉!"

 사진 속 내 표정은 웃음을 자아냈다.

 "나 괜찮게 나온 것 같아. 보내 줘."

 "이건 삭제할 거야. 다시 찍어! 다시!"

 이번에는 끌어안지, 아니, 손을 올리지 않는 건가. 놀라긴 했지만 딱히 싫지 않았는데. 그때 뒤통수에서 손이 뿅 나타났다. 이타도리가 카메라를 보며 내 머리카락을 만져 주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살짝쿵. 어깨 위로 떨어졌다.

 "자, 이번에는 예쁘게 나왔지. 알고 보면 나도 잘 찍는구나."

 으응, 역시. 웃는 거 너무 귀여워. 떨어져 있을 때도 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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