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라리 동성에게 반해 버리고 싶을 정도로 괜찮은 이성이 없는 거야? 아⋯⋯ 남의 일이 아니지. 응, 이해해."
"아직 남자애들은 잘 모르겠어. 그거랑 상관없이 노바라는 터프한 여자애니까, 내가 반해도 이상하지 않아." 노바라는 무덤덤한 얼굴이다. 그러고 보니 여자아이에게 터프하다는 말은 칭찬이 될 수 있는 걸까. 여자끼리 반하니 어쩌니 하는 것도 어찌 보면 허무맹랑한 소리지만 나는 진심으로 노바라를 멋있다 생각하고, 좋아하고, 오목조목 따져 보면 그녀가 사실 남자애라 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자연스러운 감정을 품고 있다. 이를테면 이런 거다. 나는 여자인 노바라를 보면서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얼굴이 뜨거워지고, 무엇보다 그녀와 같이 있고 싶다. "너는 터프보다 다정한 타입을 좋아할 줄 알았어. 동성을 향한 로망과 이성을 향한 로망은 별개인가." "동성끼리는 자기가 닮고 싶은 사람 이성끼리는 자기랑 다른 매력을 가진 사람한테 끌리는 거 아닐까." "맞는 거 같기도 하고. 아닌 거 같기도 하고. 나도 네가 마음에 들지만 별로⋯⋯ 너를 닮고 싶지는 않아." "그렇구나아." 아니, 이 경우에는 그래야 한다. 노바라에 대한 나의 호기심이나 순수한 열정의 한도가 줄어들지도 모르니까. 다르기 때문에 서로를 닮아 가거나 다른 방식으로 감정을 키워나갈 수도 있는 것이다. 어차피 노바라는 지금도 귀엽다. "동성끼리지만 차라리 네가 나랑은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어서 끌렸다는 거면 납득할 수도 있을 것 같아." "그럼 그걸 거야. 분명 그거야. 성별하고는 별로 상관없을지도 몰라. 나는 노바라가 듬직해서 좋아. 헤헤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전적으로 나보다 우월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또한 기회다. 나도 그녀에게 그런 역할이 되어 줄 수 있는 기회를 가지고 싶다. 그녀 곁에서 관찰하고 배운다. 나는 그런 과정 자체에 반한 것이다. "아니, 진짜로. 여자애를 보면서 이거 여차할 때는 내가 지켜 줘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까지 하게 된 건 네가 처음인지도 몰라." "헤헤헤. 그렇지 않아. 보다시피 믿음직스럽지는 않지만 이래 봬도 꽤 세거든. 노바라가 쓰러졌을 때는 내가 고전까지 옮겨 줄게!" "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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