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하잖아요. 제대로 걸어요."
"메구미! 너를 한번이라도 더 보고 싶었다. 내 말 좀 들어 봐라. 훈련을 하는데⋯⋯." "말 안 해도 알아요. 저도 이타도리랑 훈련하니까. 근데, 거의 성불하기 직전이네요." "저건 인간이 아니다. 주령도 아니고. 모르겠어. 아무튼 죽을 맛이야. 살려 줘. 흑흑." "스즈카 씨는 이타도리의 그 남다른 부분이 좋았던 거 아닙니까. 이제 부담스럽나 보죠." "도무지 지치지를 않아. 힘은 또 얼마나 세고. 그 주먹이면 콘크리트에도 구멍을 낼 거다!" 휘청이며 기숙사로 돌아가던 중 메구미를 발견하고 그대로 쓰러지듯 그의 품에 안겨 버렸다. 엄밀히 따지면 가슴에 머리를 기댄 것이다. 아무리 친해도 거리는 필요하지만 너무 힘들어서 그런 것을 생각할 여력도 없었다. 유지가 업어 준다 했을 때 냉큼 업힐 걸 그랬나. 한두 번도 아니고 면목이 없다. 그러니까 이런 건 메구미에게만. 메구미는 의외로 당황하지 않았다. 퉁명스럽게 굴더니 토닥토닥 내 등을 다정하게 두드려 주었다. "기숙사로 옮기는 것쯤은 저도 할 수 있습니다만. 달달한 냄새가 날 거예요. 당신이 질색하는 거요." "응? 그러고 보니⋯⋯ 킁킁. 고죠한테서 한 번쯤 맡아 본 적 있을 법한 달달 구리구리한 냄새구나." "과자예요. 상담받으러 갔다가 하나 받았어요. 저도 썩 좋아하지 않는 건데. 겸양해 둘 걸 그랬네요." 이놈들 무얼 감춰 놓고 둘이서만 냠냠하는 거야. 말할 것도 없이 나는 스위트니 뭐니 하는 거라면 질색이지만. 눈을 치켜 뜨고 노려보기도 잠시. 나는 더 바짝 다가붙어 뺨을 기댔다. 메구미와도 신장 차이는 꽤 있으나 품에 딱 알맞게 들어갔다. 달달한 냄새가 강해서일까. 체격도 닿는 느낌도 사뭇 다른데 마치 고죠에게 안겨 있는 것 같았다. "단 건 끔찍하다면서 금세 적응하시네요. 디저트 투어에서 그렇게 애쓰시더니 이미 익숙해진 것 아닙니까." 메구미의 손이 내 이마를 덮었다. 그대로 밀려난 나는 고개를 젖뜨려진 채로 메구미를 보며 앙살을 부렸다. "어찌 내게 모질게 구는 게냐. 지금 나를 안아 줄 놈은 너밖에 없다. 고죠와 마주쳤다면 놀림이나 당했겠지." "솔직히 여기서 이러는 게 낯뜨겁긴 하잖아요. 그리고 제가 아니라도 사람 엉덩이를 걷어차고 다니면 안 돼요." 그래도 더는 억지로 떨어뜨리려 하지 않고 맷맷한 손이 머리 위로 올라왔다. 낯뜨거운 건 둘째치고 재미있다. 메구미까지 달달한 냄새를 풀풀 풍기다니. 이런저런 이유로 역시 고죠의 제자구나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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