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를 두자는 뜻입니까. 얼마나요."
"응? 푸핫! 아니, 반대다. 맨날 너희끼리만 쑥덕대지 말고 나한테도 메시지 좀 보내 달라고." "처음부터 그렇게 말씀하시면 좋잖아요. 메시지 말이군요. 귀찮아하실 거라고 생각했는데요." "딱히." 슬며시 뒷짐을 지고 괜시리 발을 굴렸다. 다른 이유는 없다. 이런 얘기를 꺼내는 것이 조금 쑥스러울 뿐이다. "고죠 쌤하고는 자주 하시죠?" "뭐, 뭘?" "메신저요. 뭘 당황하고 그러세요." "아아. 지가 아쉬우면 가끔 스티커 보낸다." "스티커⋯⋯ 이모티콘이라 하시는 게 좋아요." "그래, 이모티콘. 사람처럼 생긴 동물 그림이지?" 곰돌이가 손을 흔들고 강아지가 춤추고. 인간들은 그걸 귀엽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아이가 장난처럼 그린 듯한 그림에 나도 피식 웃곤 한다. 이런 생각을 하는 동안 내 눈썹이 구부러졌다 펴지는 걸 보고 메구미가 소리 없이 웃었다. "저희끼리 쑥덕이는 얘기라 봤자 스즈카 씨에게는 시답잖은 우스갯소리일 겁니다." "그거야 그거. 시답잖은 우스갯소리. 왜 나는 싫어할 거라고 생각하냐. 좋아하는데." "그래도 기왕이면 마주보면서 대화하는 게 좋지 않습니까. 만나서 얘기해요. 만나서." "핑계대긴. 너야말로 귀찮아하지 마." "왜 귀찮아할 거라고 생각하셨을까요." 메구미의 손이 내 뺨으로 다가왔다. 나는 고개를 돌렸다. 어쩌면 메구미도 자신의 행동을 의아하게 여겼는지 모른다. 의아함은 내게도 있었다. 나, 방금 경계했다. 메구미를. 사내 놈들에게 이런 섬뜩함을 느낄 때 징그럽다고 말하지 않던가. 뭐, 이상하다고까지 말할 이유는 없다. 지금도 겉모습에 대해서만 얘기하자면 어른이나 다름없으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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