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하지 마세요."

 "무리는 하고 있지 않아."

 "정말로 그렇습니까. 저 같은 꼬맹이들과 어울리는 것만으로 피곤하실 텐데요."

 "그거랑은 별개지. 나는 좀처럼 응석부릴 줄 모르는 너를 걱정하고 있는 거라고."

 "제 걱정이라면 안 하셔도 됩니다. 조금씩 티 안 나게 응석부리는 방법도 있으니까요."

 "전혀 눈치 못챘다. 둔한 나라도 알 수 있게 표현해라."

 "하고 있어요. 지금도. 사실 이게 저의 응석 최대치예요."

 "귀엽지 않은 꼬맹이구만."

 그 부분이 또 귀엽긴 하다만.

 "혹시⋯⋯."

 "응?"

 "혹시 예전처럼 제 부모 역할에 심취하고 싶으신 건가요."

 그리고 나는 꿀먹은 벙어리가 됐다. 고개 숙인 채 잠시 머뭇거리다 슬쩍 메구미의 눈치를 보았다. 괴로워하는 눈빛을 보고 가슴이 따끔했다. 그런데 잘 보면, 그냥 능청을 떠는 것 같기도 했다. 아니나 다를까. 그가 웃음을 참으며 말했다.

 "예전에는 당신을 피하고 싶은 날도 많았어요. 귀찮다든지 그런 게 아니라. 제 말, 무슨 뜻인지 아시죠."

 "응⋯⋯."

 "당신이 부모 흉내를 내는 게 정말 짜증났어요. 제가 고죠 선생님 제자라고는 해도 계속 그럴 거라는 보장도 없는데. 도대체 당신에게 어떻게 해 주길 바라는 걸까 하고요. 하지만 돌이켜 보면 그 정도는 귀여운 수준이었습니다."

 "그야, 너를 위한 내 행동에 언제나 사심이 없다고 여기면 곤란하지. 지금까지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거다."

 "물론 이제는 사심으로 가득하다 해도 괜찮습니다. 차라리 대놓고 말씀해 보시죠. 제가 어떻게 하면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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