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입니다. 열 다섯이니까요. 몇 번이나 상기시켜 주시지 않아도 됩니다."
"나를 위한 일이기도 해. 나라고 인간들이 만든 법을 거스를 수는 없지 않으냐." "무슨 말씀인지 압니다. 뭘 걱정하고 계시는지도요. 그러니까 분명하게 말씀드릴게요. 걱정하지 않으셔도 저라면 제가 스스로 해결합니다. 얼마든지 그럴 수 있고요. 아마도 다른 누군가 혹은 무언가의 힘을 빌릴 필요는 없을 겁니다." 메구미가 태블릿을 만지며 여유롭게 웃었다. 그래도 장담은 못하겠다. 도를 넘어서는 일이 한 번도 없을 거라고는. 가끔 주체할 수 없을 때가 있다. 고죠가 누구보다 잘 안다. 가장 큰 피해자였으니. 물론 놈에게는 당한 적이 더 많다. 내가 조금 선을 넘는다고 메구미가 엉엉 울기까지야 하겠냐만은. 일단 고죠가 무섭다. 진심 싸대기 따윈 애들 장난이다. 고죠가 진짜 빡쳤을 때는 살아남을 궁리를 해야 된다. 예전에는 여유롭게 치료할 수나 있었지 지금 내게는 무리다. "너에게 그 정도 수준의 의젓함을 바란다고 생각하느냐." "당신이야말로 먼저 각오해 두셔야 할 것이 있지 않습니까." 똑같이 경계한다고는 해도 내가 유지나 노바라에게 가진 불안과 메구미에게 가진 불안은 격이 다르다. 모두 고죠의 제자지만 여전히 메구미는 특별한 위치에 있달까, 의미가 조금 다르다. 그러니까, 메구미라서 더 무서운 거다. 보아하니 또래와 사귄 경험도 없는 것 같다. 아니, 지금으로써는 알 수 없나. 분명한 사실은 그러한 날이 머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종종 녀석을 어른과 다름없이 대하며 착각하고는 하는데 바로 그것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 "시대는 변하는 것이로군. 옛날에 네 또래한테는 처자식이 있었다고, 메구미. 요즘 꼬맹이들도 겉으로만 보면 어른 같은데 말이야." "듣자하니 조금 안쓰러울 정도네요. 굳이 말씀드리자면 그런 발언도 성희롱으로 간주될 여지가 있습니다. 제 옐로카드를 받으세요." "어째서 거기서 갑자기 엄격하게 나오는 게야." "아니면 차라리 울까요. 서로 피곤해질 텐데요." "젠장⋯⋯ 옐로카드 세 장 받으면 어떻게 되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뜻에서 그날 하루는 제 특제 주부를 붙이고 계세요. 제안하는 게 아니라 강요하는 거예요. 인간들이 만든 법을 왜 거스르지 말아야 하는지 이미 잘 알고 계시니까, 이유는 설명해 드리지 않아도 되겠죠." "특제 주부라니." "후훗, 이겁니다." "아아아아아악!!!" "아. 너무 셌나요?" 사제지간에 닮는 것까지는 그렇다 쳐도 과거에 고죠가 하던 짓을 그대로 따라하는 이 녀석의 미래가 두렵기 그지없다. 한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어지간해서는 고죠의 귀에 들어가기 전에 메구미 선에서 끝날 것 같으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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