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뭡니까⋯⋯."

 "지난번에 제대로 듣지 못했잖니. 구체적으로 얘기해 봐. 말하기 곤란할 정도로 부끄러운 감정이냐."

 메구미는 뒷덜미를 문지르며 생각을 골랐다. 나름 진지해 보였다. 좀 쑥스러워하는 것 같기도 하다.

 "제 동급생 중에 쿠기사키 같은 녀석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자존심 강하고, 고집도 세고요."

 "음?"

 "그런 성격이 한편으로는 예측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마음이 놓인달까요. 오히려 저는 믿을 수 있어요."

 "알 것도 같구나."

 메구미가 말한 것들은 칭찬할 만한 부분이 아닐지도 모르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장점으로 볼 수도 있다. 말하자면 어디로 튈지 모르는 녀석보다는 다루기 힘들고 피곤해도 예상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쪽에 신뢰가 간다는 것이다.

 "노바라 같은 여자애가 취향인 거지."

 "그렇다면요."

 "흥이다."

 "흥이라뇨."

 "⋯⋯."

 "어른답게 행동하길 포기할 것 같으면 차라리 솔직하게 질투난다고 말씀하세요."

 "질투가 나긴 나더구나!"

 "그러셨어요. 어떻게 해 드릴까요."

 "음⋯⋯ 글쎄? 나만 바라본다든지?"

 "네, 알겠습니다. 그럼 그렇게 하죠."

 "어⋯⋯ 아니⋯⋯ 내 말은⋯⋯ 그게⋯⋯."

 "거짓말입니다. 당신만 바라볼 리가 없잖아요. 저를 기다리다 지치게 할 셈입니까."

 "따라하지 마! 그건 내 대사야! 방금 했던 말 다 취소다. 질투는 무슨 놈의 질투⋯⋯."

 질투라면 당연히 아닌 체했을 것이다. 나는 질투하는 시늉을 하고 있었을 뿐인데 실로 낯이 뜨거웠다. 하기사 아쉬운 마음이 들 만도 하다. 이렇게 나를 잘 따르고 있는데. 꼬맹들이 사이좋게 지내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쓸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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