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 스즈카 고젠."

 이 목소리는──

 "일어나라니까. 할 얘기가 있어."

 무거운 현훈이 머리를 짓눌렀다. 꿈인지 생시인지 알 수 없었다. 눈을 뜨자 흐릿했던 시야가 차츰 밝아졌다. 아니었나. 그야 그렇겠지. 꿈이다. 또 다시 착각을 한 거다. 목소리까지, 피를 이어받았다 해도 짜증날 정도로 닮아서.

 "좋은 말로 할 때 더러운 낯짝을 치워라, 애송아."

 "첫 번째 경고. '애송이'는 안 돼. 알지? 세 번까지야."

 거듭되는 실망과 한숨. 한탄스럽기 그지없었다. 떨쳐내고 싶었지만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기억들이 하나의 악몽으로 일그러진지 오래였다. 자신의 이런 운명을 마주할 적마다 통감한다. 언제쯤 악연의 고리를 끊어낼 수 있을까.

 "울어서 퉁퉁 부운 눈으로 째려봐도 소용없거든. 그런 상태로 반전술식은 무리겠지. 이렇게 보면 갓난아기랑 다를 게 없네. 차라리 계속 울든가 괜히 힘 빼지 마. 너도 살기 위해서, 살고 싶어서, 네가 끔찍이 싫어하는 일을 한 거잖아."

 치료할 힘이 있었음 홧김에라도 저질렀을 것이다. 그러나 분사난이다. 냉정을 되찾고 나면 얘기가 달라진다.

 "반년 만이네. 오늘은 선물도 가져왔어. 퇴원 축하해."

 고죠 사토루. 고죠의 피를 누구보다 짙게 물려받은 후손이자 현 당주이며 주술계의 정점에 서 있는 남자다. 그는 침대 밑에서 간의 의자를 꺼내어 앉고 가져 온 흰색 종이 상자를 열었다. 끔찍한 단내가 풍겼다. 언짢은 마음에 혐오하는 냄새까지 맡고는 화가 치밀어올라 보지도 않고 밀어냈다. 뭔지는 몰라도 그대로 바닥에 엎어졌다.

 "갑자기 찾아오는 건 나도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달리 무슨 수가 있겠어. 전화하면 좀 받아. 진짜."

 미안하다든지, 고죠 놈이 갑자기 저답지 않은 말을 지껄인다고 새삼 감동할 만큼 어리석지는 않다.

 "기껏 생각해서 준비했더니. 그럴 것까지는 없었잖아. 그거 산다고 줄 서서 기다렸어. 두 번째 경고야."

 나는 발끈하며 돌아보았다. 그의 입 꼬리가 올라갔다. 마치 나보다 나를 잘 알고 내 속을 훤히 들여다보는 것처럼. 옷에 묻지도 않은 걸 털어낸다. 내게 자비가 없는 놈이지만 내 무례함이 정작 그에게는 대수롭지 않은 일이다.

 "어떻게 됐냐."

 "그 시체 말이지? 경찰이 왔어. 그래도 어쩌겠어. 불치의 병을 앓는 여자가 돌연 중환자실에 들어와서 쓰러진 이유는 조사해도 알 수 없겠지. 이미 한계였다고는 하지만 마약성 진통제를 무분별하게 복용한 게 치명적이었어."

 "⋯⋯."

 "왜? 후회 돼? 그래도 20 년을 넘게 그 여자 신분으로 살아 왔는데 마지막 순간 가차없이 버려서? 자신에게 더는 이용 가치가 없다는 걸 실감하며 죽게 해서? 하하하. 이제 잊어버려. 곧 사람을 보낼 거야. 회복하는 대로 고전에 와."

 나는 대답하는 대신 무시하는 쪽을 택했다.

 "지금까지 잘 해 왔잖아. 일자리를 구했다고 생각해. 너한테는 하찮아 보일 뿐이겠지만 대부분의 인간은 살기 위해 일을 해. 껍데기 하나 쓰고 아무도 모르길 바라는 건 아니지. 인간이란 원래 그런 거야. 더러워도 참아 줘. 응?"

 텅 빈 벽을 응시하는 내게 고죠가 다가왔다.

 "싫어?"

 "가까이 오지 마."

 "지금까지 누가 네 사정을 봐주고 있었더라?"

 호흡을 멈추었다가 억류된 숨을 흘려보냈다. 정직하게 말하면. 등골이 서늘했다. 반사적으로 저지를 뻔했다.

 "비열한 족속 같으니. 꼴도 보기 싫으니 당장 꺼져라."

 "나도 슬슬 네 대답을 기다리는 데 싫증나려고 하는데."

 "거절하겠다면."

 "좀 더 불친절하게 너는 거절 못해라고 납득시켜 줘야지."

 "네가 나를 처형하러 온 거라 해도 상관없다. 그냥 죽여."

 "반대야. 내가 왔으니까. 너는 이제 죽고 싶어도 못 죽어."

 "그래, 뭐든지 하마. 너를 다시는 보지 않을 수 있다면."

 "반년 만에 만나서 그게 할 소리야? 왜 그렇게 화가 났어?"

 차가운 손끝이 뺨에 닿았다. 나는 눈을 감았다. 내가 할 수 일은 없었다. 어서 지나가기만 기다렸다. 그러나 천천히 조여 온다. 세상의 단 것은 다 모아 놓은 어지러움. 지겹도록 익숙해진 달달한 냄새. 가까이서만 들리는 숨소리. 가시같은 침묵이 흘렀다. 고죠는 일단 물러났다. 이렇게까지 고집부릴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거 알아? 너를 땅에서 파낸 뒤 나는 아직까지 구덩이를 메꾸지 않았어. 다시 묻어 놓지 않으면 안 되니까."

 "⋯⋯."

 "스즈카 고젠은 우리 선조님 부장품이고 부장품은 무덤 안에 있어야 돼. 어차피 너는 고죠 가의 소유물이야."

 놈이 주절거릴 때마다 모골이 송연해졌다. 냉기 같은 숨결로 아프게 찔러대더니 귓가에서 멈추었다.

 "돌아가는 날짜는 네가 정해."

 머리가 식을수록 괴로웠다. 고죠는 몰라도 스스로 외면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이를 악 물고 대답했다.

 "알겠다⋯⋯ 대신 내 앞에 얼씬거리지 마라."

 그제서야 고죠가 조소를 터뜨리며 멀어졌다.

 "처음부터 그랬어야지. 나도 바쁘거든? 웃겨!"

 그저 막막할 뿐. 더는 한숨지을 여력도 없었다.

 "그날⋯⋯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네가 사라진 이유를 알았어. 침대 위에 흩어진 약 그리고 바닥에서 뒹구는 약통을 봤거든. 내가 너를 병원으로 옮겼어. 죽일 것 같으면 그냥 놔뒀겠지. 힘들겠지만 나도 쉽지 않아. 언제까지 삐쳐 있을 거야. 다른 건 무시해도 되니까 일단 이타도리 유지의 훈련을 도와줘. 지금 그 아이처럼 주령이 강생한 상태야."

 "시시하군."

 "끝까지 들어 봐. 충분히 네 흥미를 끌 만한 놈이니까. 그 녀석이 저주의 왕을 꿀꺽해 버렸어. 진짜 웃기지."

 "료멘스쿠나?"

 "그래, 스쿠나."

 내 눈으로 확인하기 전까지는 믿기 어려운 얘기지만 사실이라면 최근 일어나는 모든 이상현상들이 설명된다. 생각하는 동안 끈질긴 시선이 느껴졌다. 또 무슨 말을 하려나 싶어 고죠를 돌아보았다. 어느새 안대를 내리고 있었다.

 "뭘 빤히 보는 거냐."

 "그냥, 어리구나 하고."

 "분명히 말해 두겠는데. 강제력은 없었다."

 "과연 어땠을지. 내가 직접 조사할 거야. 그리고 하나 더. 감히 결계도 없이 술식을 써? 비술사의 팔을 날려? 그 정도면 나도 징계 먹거든? 진지하게 들어! 이번에는 왜 그랬어? 너까지 그러지 않아도 나는 이미 스트레스 만땅이야!"

 "그건⋯⋯."

 "뭔데? 옛날 이름이 그리워지기라도 하셨나? 다테에보시. 딱 헤이안 시대 요괴라는 느낌이라 마음에 안 들어. 애초에 그런 이름이니까 선조님께서 너한테 새 이름을 지어 주셨던 거 아냐. 그때 들어도 촌스러웠는데 지금은 어떻겠어."

 다테에보시(立烏帽子). 그렇게 불렸던 적도 있다. 스즈카라는 이름을 얻기 전. 고삐 풀린 망아지 시절에는 말이다. 언제나 먼 과거의 일은 잘 기억도 나지 않건만 괜스레 낯이 뜨거워진다. 나도 마찬가지. 딱히 할말이 없다.

 "그건 처분을 받겠다. 하지만 이건 달라. 나는 대가를 받은 것뿐이야. 네놈들에게는 간섭할 권리가 없다고."

 "일부러 시한부 인간에게 접근해서 목숨을 쥐고 협박하는 가장 비열한 방법을 쓰면서? 어디 계속 지껄여 봐."

 "대체 내가 얼마나 더 비굴해져야 만족할 테냐!"

 "너 하기에 달렸어. 그러니까 말 좀 들어. ."

 고죠에게 낯선 이름으로 불리는 순간 멍해졌다. 자신의 몸을 더듬거리며 만져 봤다. 그러고 보니 이름도 묻지 않았다. 이 계집, 라고 하는군. 약한 곳은 심장인가. 확실히 좋지 않다. 입씨름이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몇 시간 전

 수백 년 동안 필요하면 얼마든지 그릇을 갈아치웠던 내가 말해도 별로 설득력이 없다는 것은 알고 있다만은. 할 수만 있다면 피하고 싶었다. 나는 내 능력으로 죽음을 앞둔 인간의 수명을 조금 연장해 줄 수 있다. 하지만 병을 없애지는 않는다. 애초에 내게도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기에 때가 되면 버리고 새 육체를 찾았다. 그것이 계약이자 원칙이다.

 "하아⋯⋯."

 이 몸은 더 이상 쓸 수 없다. 다른 새 그릇을 찾지 않으면 같이 죽는다. 죽음을 눈앞에 둔 끔찍한 고통이다.

 "도와주세요!"

 이건 또 뭐야.

 골목길 안에 여자 하나가 불량배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무심코 돌아보고는 꼼짝 없이 당하겠구나 싶었다. 아무리 약해도 그렇지. 질질 짜면서 도움을 청하는 것 말고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단 말인가. 볼썽사납군.

 "제발 도와주세요!"

 아파 죽겠는데 별 잡것들이 다 설쳐대네. 윽, 신음하며 벽에 기대었다. 어둠 속에서 짙은 공포의 냄새가 났다. 얌전히 굴면 조금 다치고 끝날 텐데. 인간 여자란. 너에게는 정절을 잃는 것 따위가 그토록 절망적인 일이더냐. 죽음과 같은 두려움을 느낄 정도로.

 "너는 뭐야?"

 불량배 놈의 손이 다가왔다. 반드시 나를 범한다는 것을 알고도 물리적인 저항은 도저히 불가능한 상태였다. 주력을 낭비하는 것도 그만큼 어리석은 일임을 모르지 않았으나 짙은 혐오감이 죽음의 위기와 더불어 이성을 마비시켰다.

 "악!"

 술식이 관통했다. 이미 정해진 것을 바꾸는 법은 모른다. 그러나 인간의 운명을 농락하는 법이라면 얼마든지 알고 있다. 모든 인간은 늙어서 죽는다. 눈앞에서 피가 마르고 하얗게 질린 채 가죽만 남겨진다. 떨어져 나간 부분이 까맣게 탄다. 죽어서 화장될 놈은 재가 된다. 주술사 놈들이 오기 전에 시끄럽게 비명을 질러대는 놈의 입을 지르밟았다.

 "어이, 계집. 너도 휘말리기 전에 떠나는 게 좋을 거다."

 "윽⋯⋯."

 "밤 늦게 싸돌아다니지 말고 집에 가서 발이나 닦고 자!"

 "우, 우웩!"

 너는 그쪽이냐. 팔이 떨어지는 걸 보기만 해도 토하는 거냐고. 하⋯⋯.

 하루에도 셀 수 없이 많은 인간들이 병마에 의해 낙엽처럼 스러져 간다.

 아니야.

 이 놈도 아냐.

 그러나 그 중에서 내 목적에 적합한 인간을 찾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누구세요?"

 정적과 기계음만이 가득한 중환자실. 아직 의식이 또렷한 인간이 있었다.

 "당신, 사람이 아니지?"

 게다가 나를 똑바로 쳐다보고 그녀가 먼저 말을 걸어 왔다. 아아, 찾았다. 거울을 보는 것처럼 수척한 얼굴. 아직 어린애라는 걸 한눈에 알아봤다. 그러나 가릴 처지가 아니었다. 나는 곧장 그녀가 누워 있는 침대로 향했다.

 "그거면 돼? 정말? 응⋯⋯ 할래. 조금이라도 더 살 수 있다면. 뭐든지 할게. 부탁이야. 아직 죽고 싶지 않아."

 결단을 내리자 서 있는 것만으로 버겁던 몸이 격렬한 저항을 시작했다. 누군가 필사적으로 붙잡고 매달리는 것처럼 팔다리가 무거웠다. 도와줘, 살려줘, 약해빠진 주제 불행을 받아들일 줄도 모르는 뻔뻔한 놈들. 시끄러워. 내가 분명히 말했잖아. 나는 처음부터 네놈들 따위 아무래도 좋았다고. 그러니 몇 번이고 반복할 수 있었던 거겠지.

 그릇을 갈아치운다. 처음부터 끝까지 불쾌한 일이다. 살아 있지도 않은 내가 자살과 같은 한심한 모양새로 또 다시 죽어야 하기 때문이다. 옛부터 나와 주술사들은 편의상 이것을 '건너 간다'고 말했지만 엄밀히 따지면 한 번 죽었다가 되살아나는 행위다. 그릇이 될 인간의 운명을 농락하는 정도가 아니라 갈아엎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그녀의 얼굴에는 어느덧 두려움이 씻은 듯 사라져 있었다. 보이는 것은 삶에 대한 강렬한 집착뿐이었다. 그녀에게 건너가는 동시에 내 몸은 바닥에 널브러졌다. 눈을 떴을 때는 모든 감각이 신선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쉰 뒤에는 자신이 벗어던진 허물을 돌아봤다.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은 이런 한심한 모습, 결단코 더는 없을 것이다.

 "귀녀 스즈카 고젠? 헤이안 시대의? 굉장하다. 이타도리 유지라고 합니다."

 "듣던 대로 씩씩하구만. 나를 알고 있는 거냐."

 "오컬트 부였으니까요! 거의 천년 가까이⋯⋯ 어쩌면 스쿠나랑 만났을지도!"

 "하하하. 글쎄다."

 료멘스쿠나. 정말 거짓말이 아니었구나. 꼬맹이에게 가려져 있지만 내가 알아보지 못할 리 없다. 주술사놈들, 이제 좋은 시절은 다 갔구만. 쌤통이다. 이렇게 반항심으로 가득한 머리는 최악의 상황을 훤히 내다보면서도 차라리 잘됐다고 말한다. 조만간 대화할 기회가 생기겠지. 이제부터 오로지 그것을 위안 삼아 버티는 수밖에는 없다.

 "어라? 씨, 얼굴이 조금 빨개진 것 같은데요."

 "덥구나. 벌써 여름이군. 이타도리, 부채질을 해라."

 "그냥 유지라고 부르세요. 네, 손밖에 없지만. 휙휙."

 "더 세게."

 "휙휙휙. 날아가라. 근데 오늘 별로 안 뜨겁지 않아요?"

 "⋯⋯."

 그도 그럴 게 다른 놈도 아니고 료멘스쿠나 아닌가. 그날도 고죠 앞에서 무심코 기쁜 내색을 보였다. 그래도 역시 되도록이면 스쿠나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말아야겠다. 또 티냈다간 안 그래도 귀찮은 놈이 더 들볶을 게 뻔하다.

 오늘따라 유난히 파란 하늘을 보며 동요를 그쳤다. 그런데 기분이 나아지기 무섭게 오싹 소름이 돋았다. 언제부터였는지 고죠가 지켜보고 있었다. 그 옆에 나나미 놈까지. 과연 주술고전이다. 징그러운 주술사들이 득실대는구만.

 "나나미."

 "뭡니까."

 "눈물 흘리는 주령 본 적 있어? 스즈카 고젠의 우는 모습은 어떨 것 같아?"

 "저는 관심 없으니 그런 것은 상상하지 않겠습니다. 당신도 그만두십시오."

 "보고 싶다는 생각 정도는 해 봤잖아. 나나미도 나도 한때 남자애였으니까."

 "취향하고는⋯⋯."

 다 들린다 이것들아.

 이마에 내 천 자를 쓴 나나미는 고죠와 몇 마디 주고받더니 어딘가로 가 버렸다. 마지막으로 봤을 때와 똑같다. 노랑 머리 싹퉁바가지 놈. 그러나 고죠가 있으므로 이해가 된다. 여기서는 누구라도 저쪽을 정상이라 생각하겠지.

 "자, 그럼⋯⋯ 유지, 선생님은 일이 있어서 먼저 가 볼게. 어렵게 모셔 온 훈련 감독님이니까 열심히 배워. 아, 그리고. 혈기왕성한 건 이해하지만 감독님이 또래 여자애라 해서 딴생각 하다 시간 낭비하면 엉덩이를 때려 줄 거야."

 "아, 안 해요! 이상한 소리 하지 마시고 빨리 가세요!"

 "따라와라, 유지."

 "네, 네애! 저기, 저희 쌤이 민폐를 끼쳐서 죄송합니다!"

 나는 픽 웃었다. 내게는 웬수덩어리지만 여전히 제자들에게는 제대로 사랑받고 있는 모양이다. 이번에도 결국 고죠의 뜻대로 됐다. 꼬맹이었을 적에는 나름 귀여운 구석도 있었는데 이제는 어느 쪽이 저주인지 모르겠다. 그래, 틀림없는 너의 후손이다. 웃는 낯짝만 닮은 게 아니라 성격이며 말투며 똑같다. 마치 네가 다시 태어난 것처럼. 이제 아무래도 좋아. 전부 잊겠어. 너를 향한 미움이든 무엇이든 지난 수백 년의 시간과 더불어 흘려 보냈다.

 아아, 그래도──

 저 하늘은 잔인하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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