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선생님."
"우리 동생 열심히 일하고 있구나-. 기특해, 기특해-." 오랜만에 임무를 받아 마을 밖으로 나갔다가 돌아와서 접수대에 보고서를 내러 왔다. 이 시간에 이루카가 있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학교 밖에서 녀석의 얼굴을 한 번 더 보게 되니 새삼 반가운 기분이 든다. "몇 번이고 말씀드리지만 밖에서는 집에서처럼 편하게 행동하지 말아주세요, 선생님." "뭐 어때, 지금은 호카게 님께서도 외출 중이신 것 같고, 주변엔 친한 동료들 뿐이잖아." 이루카의 옆자리에서 서류를 정리하고 있던 동료에게 손을 들어보이자, 그가 나를 흘깃 쳐다보더니 피식 웃고는 다시 서류로 시선을 옮긴다. 데스크의 식구들과는 오랜 시간 함께 일해온 만큼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아무것도 말하지 않아도 마음이 통한다. "밖에서는 그게 룰이예요, 저랑 약속하셨잖아요?" "정말이지, 빡빡하다니까-." "여기 체크하는 것 또 잊으셨네요, 선생님." "어디?" "여기요. 먹을 만큼 먹은 어른이 몇 번이나 같은 말을 하게 하지 말아주세요. 제출하시기 전에 한 번쯤은 다시 확인 하시라고요." "음-… 아, 진짜네. 미안, 나의 실수. (끄적끄적)" 이루카와 내가 투닥거리는 소리를 가만히 듣고 있던 접수대의 동료들이 낄낄거리며 웃는다. 이런 상황을 한 두번 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언제나와 같구나- 라고 생각하며 실없이 터져나오는 웃음이다. 이루카는 비록 피가 이어져 있지는 않지만 내게 가족과도 같은 존재다. 어렸을 때 구미에 의해 부숴진 건물들이 복원되기 전까지 같은 보호소에서 생활했고, 그 뒤로도 거진 같이 살다시피 서로를 보살펴왔다. 내 사정, 그리고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녀석이기에 지금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소중하다. "이제 됐지?" "네, 합격입니다. 다음부턴 한 번에 끝내주세요." 쾅-. 평상시엔 나도 언제나 듣고 있는 익숙한 소리와 함께 내 보고서에 도장이 꾸욱 찍힌다. 나로 하여금 자신이 오늘 하루 일과를 무사히 끝마쳤다고 실감할 수 있게 한다. 거기에 이루카의 웃는 얼굴까지 보니 피로가 싹 풀리는 것 같다. "볼일 끝났으면 빨리 집으로 돌아가서 쉬세요. 젊은 여자가 늦은 밤까지 휘청휘청 돌아다니지 말구요." "가는 길에 잠깐 한 잔 하고 들어갈 생각이었는데." "안 돼요, 곧장 들어가요." "우우……." 단정한 옷차림에 곧은 자세, 나긋나긋하면서도 똑부러진 말투. 언제나 변함없는 이루카의 웃음은 어떤 실수라도 용서해줄 것처럼 온화해보이지만, 실은 교사로서도 사무원으로서도 그렇게 만만한 녀석이 아니다. 조금 전에도 녀석은 딱히 내가 편해서 무언가를 빼먹었다는 둥의 잔소리를 했던 것이 아니라 그저 평소대로 행동한 것 뿐이다. 상대방이 상급 닌자든 호카게 님이든 잘못되었다고 생각되는 것은 주저않고 지적하는 정직하고 성실한 녀석. 그리고 하나 더 덧붙이자면 누나에 대한 걱정이 많은 귀여운 동생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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