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곁에 있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 종종 토비라마를 닮아 가고 있다는 기분이 들 때가 있다.

 그런데 사실 나는 시동이 되기 전부터 자신과 그에게 비슷한 부분이 많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그래, 하시라마의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그냥 흘려듣지 못하는 점이 그렇다.

 하시라마에 대해서는 계속 모른척하고 있을 생각이었건만.

 그 이름을 들으면 괜히 자꾸만 참견이 하고 싶어진다.

 "너는 형님과 오래 알고 지낸 듯한데. 어째서 처음에 말하지 않았냐?"

 "하시라마가 토비라마 님께 저에 대해 얘기하던가요? 혹시 그 동안 제가 괴롭혔던 것도 전부 불었어요?"

 "…아니. 단지 너와 지내면서 알아차린 것이다. 시동들 중에서 주변의 눈치를 보지 않고 차기 당주이신 형님을 비아냥거릴 수 있는 녀석은 너뿐이니까. 설마하니 자각이 없었던 것이냐?"

 자각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둔감해져 있던 건 사실이다. 내가 어디서 그렇게 참견을 많이 했더라.

 그러고보니, 저번에 장기를 둘 때도 '하시라마 정도는 가뿐히…'라고 말해 버렸지.

 아무튼 그래서요? 부츠마 님께 말씀드리거나 하지는 않으신 거죠?

 에이, 우리 도련님이 설마. 내가 하는 일만 따지면 부인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닌데.

 나를 배신하는 건 조강지처를 배신하는 거나 다름없잖아요.

 차에다 설사약을 콱… 아니, 너무 지나친 생각인가. 헤헤헷.

 "저 그럼 솔직하게 말할게요. 하시라마랑은 친하게 지낸 지 꽤 됐어요. 부탁이니까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지 말아 주세요. 아시다시피 이상한 풍문이 나도는 건 하시라마한테도 좋지 않고… 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빌어먹을 우치하 년'이라고 불리는 건 당연히 피하고 싶다.

 무덤덤하게 받아들이면서도 다행인지 뭔지 토비라마의 앞에서 그 말을 입 밖에 내는 것은 그만두었다.

 '빌어먹을 우치하 년, 어린 것이 벌써부터 살아남으려고 발악을 하는구나.'

 -라고, 차기 당주와 가깝게 지낸다는 이유만으로 나뿐만 아니라 우리 아버지까지 욕보일 게 뻔하다.

 하시라마를 멀리하기 시작한 것도 그래서였다. 하지만 그 바보는─

 아는 건지, 모르는 건지… 내게 괴롭힘 당하면서도 끝까지 나를 버리지 않았다.

 왜 그렇게까지 지키려고 하는 걸까. 나 자신을 제외하고 누구보다 내 험담을 많이 들었을 텐데.

 "나는 단지 형님의 뜻을 따를 뿐이다."

 "예…?"

 "이제 내 시동이 되었으니 터놓고 얘기해도 되겠지. 사실 나도 처음에는 다른 녀석들과 다를 바 없었다. 우치하의 피가 섞인 너를 꼭 내 곁에 두어야 하는지 아버님께 여쭤보기도 했어. 아니…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너에 대한 의심이 남아 있었지."

 "……."

 "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다. 누가 되었든지 간에… 형님께서 지키고자 하시면 나는 따를 것이다. 네 이름 앞자가 우치하든 센쥬든 상관없어. 설령 네가 원하지 않는다 해도 마찬가지다."

 지킨다는 건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원하지 않는다 해도…' 참으로 의미심장하지 않은가.

 괴롭힐 적에는 몰랐다지만, 나의 귀인에게 하시라마가 어떤 존재인지를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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