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치 이 순간만을 기다렸던 것 같구나."
"토비라마 님의 수둔을 보니 무심코 외치게 되네요." 챠크라가 지닌 속성은 각자의 선택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아닌,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싫어도 겪게 된다. 내게는 죽어라 단련해도 불가능한 일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쉬운 일이 되어 버리는 아이러니한 경험을. "그럼 어디 나도…" 나는 예전부터 수둔을 잘 쓰고 싶었다. 그러나 어머니께서 내 실력을 보시고는 드물게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셨다. 거기서는, 과연 나라도 좌절하는 수밖에 없었다. "축(丑), 신(申), 묘(卯), 자(子)… 아, 제길!" 역시 안 되는 건가. 어찌 보면 그게 자연스럽긴 하다. 나는 이미 자신의 챠크라가 화둔과 토둔에 적합하다는 것을 깨닫고 단련하는 중이다. 닌자들은 대부분 하나의 속성을 능숙하게 다루는 데 그치는데, 두 가지, 심지어 그 이상에 도달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런 점을 감안했을 때 현재의 나는 다른 사람들보다… 솔직히 아주 많이, 앞서나가고 있는 셈이다. 엣헴.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만할 수 없는 이유는─. "내 옆에서 소란스럽게 구는 것까지는 봐줄 수 있다만, 욕은 하지 말거라." "…칫!" 이유는, 나보다 어린 주제에 인법에까지 천재성이 돋보이는 도련님 때문이다. 하시라마 녀석은 이렇게 잘난 동생을 두고 어찌 그리도 천하태평인지, 괜히 내가 긴장하게 된다. 이러다 혹시라도 수장의 자리를 두고 경쟁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오지랖까지 펼치게 생겼다. 지금의 토비라마를 보면 있을 수 없는 일 같지만, 뭐, 미래의 일은 아무도 모르는 거니까. "벌써부터 이 정도라니, 대단하시네요!" "어쩐지 비아냥으로 들리는군." 토비라마는 현재 수둔만 쓰는 상태다. 그래도 실제로 겨루어 보면 내가 밀릴 거라 생각한다. 물론, 체술을 쓰지 않는다는 가정하의 이야기다(육탄전으로 날 이길 녀석은 아직 아무도 없다). 부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두렵달까, 경외심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토비라마 님께서 저한테 수둔을 가르쳐 주시면 안 될까요?" "너는 화둔과 토둔에 능숙하다. 양쪽 모두 수둔과는 상극이지." "저한테 소질이 없다는 건 알아요. 엄청 노력했는데 결국에는 안 됐거든요. 근데 토비라마 님께 배운다면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런 종류의 욕심은 나쁜 게 아니잖아요." "어떤 경우라도 과욕은 금물이다. 두 가지 속성을 익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벅차지 않으냐?" "우치하 일족의 인법들은 화둔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그 말은 즉슨, 수둔을 잘 쓰면 굉장히 유리하다는 거죠." "……." 단련을 위해, 조금 전까지 바쁘게 인을 맺고 있던 토비라마의 두 손이 서로 멀어졌다. 그가 안개로 뒤덮인 숲 쪽에 시선을 돌리며 나직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조금 마른 목소리로 말했다. "너는 싸우지 않아도 된다." "예?" "내가 아무도 너에게 우치하와 싸울 것을 강요하지 못하도록 하겠다." 하지만… 나는 당연히 싸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혼혈이든 뭐든지 간에, 망설임 같은 건 없었다. 무인의 자제는 무인이 된다. 전쟁에 나가서 싸운다. 그러니까, 거기에 대해서 만큼은 나도 억울할 게 없다. 그런데 어째서일까, 토비라마의 말을 듣고 가슴이 울컥했다. "싸우지 않는 건, 저 스스로 부정하는 것과 다름없어요. 토비라마 님도 아시잖아요. 아니면 뭐… 인정하고 싶지 않으신 거예요? 제가 당신과 같은…" "같은 센쥬 일족이지. 그건 맞아. 하지만 내가 지켜야 할 내 사람이기도 하다." "또, 그 소리……." "앞으로도 지겹게 듣게 될 거다." 나는 언제 일족을 배신할지 모르는 골칫덩이다. 알고 있기 때문에 싸워야 했다. 나는 배신자가 아니라는 걸 증명해야 하니까. 사실을 말하자면… 그래, 우치하는 내게 있어 또 하나의 혈족이다. 내 아버지의 형제이고, 가족이다. 하지만 아마도 나는 끝까지 마음을 바꾸지 않을 것이다. 무엇이든 내가 감당해야 하는 내 몫이 아니던가. 그 전에 전쟁이 끝나고 평화가 찾아온다면 더할나위 없겠지. 그러나 우리의 바보 하시라마가 기적을 일으켜 주지 않는 한… 결국 나는 내 형제들과, 가족들과, 괴로워도 싸워야 하는 운명이다. 아니, 나는 싸울 거예요. "저는 정말 수둔을 배우고 싶다구요." "나도 내 단련으로 바쁘다만." "좀 도와주세요. 네?" "잠ㄲ, 어찌 이러느냐?" 무작정 붙잡고 졸라댔더니 끝내 토비라마가 내게 졌다. 아무리 뭐래도 너무 달라붙었나. 가만히 보면 평소에는 항상 창백해 보이는 그의 얼굴이, 두 볼이, 약간 붉어진 듯했다. 나보다 한 살 어린 주제에, 그러면서 날 이기는 주제에, 이런 건 또 귀엽달까. 입꼬리가 씰룩거린다. 아무튼, 도련님에게 지지 않으려면 열심히 단련해야겠다. "대신 저는 장기를 더 잘 둘 수 있게 해드릴게요! 어때요?" "…약속 지켜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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