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감사합니다."

"한 번 차 봐도 돼?"

"네,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오도로키군이 내 팔을 살며시 붙잡고 팔찌를 직접 채워준다. ------찰칵- 하는 소리와 함께 팔찌의 이음새가 연결 되더니, 손목이 조이는 느낌과 함께 약간의 통증이 느껴진다.

"오도로키군 손목 진짜 얇구나......"

'예?"

"오도로키군이 차고 있을 때는 약간 헐렁해 보였는데 내가 차니까 딱 맞아... 이제 손목에도 살이 쪘나 봐, 흑......"

"이 팔찌가 원체 작아서 그런 겁니다. 아무래도 제가 어렸을 때 부터 차던 거니까요."

"어렸을 때 부터?"

"네, 이건 제 부적이나 다름없습니다. 몸에 지니고 있지 않으면 왠지 모르게 무기력해지는 기분이 들어서......"

"이 팔찌가 없으면 오도로키군은 사람의 마음을 못 읽어?"

"전 마음을 읽는 게 아니라 행동패턴을 파악해서 심리를 유추해내는 것 뿐입니다만, 그 얘기를 하시는 거라면 아마도 그럴 겁니다."

"그 말은 즉, 지금 내가 속으로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떤 기분을 느끼고 있는지 오도로키군은 모른다는 거지?"

"네... 그렇습니다만......"

오도로키군이 가만히 나를 응시한다. 내 생각을 꿰뚫어보는 듯 하던 평소와 달리, 지금 그의 눈빛은 순수한 호기심을 띄고 있다. 만약 오도로키군의 말이 사실이라면, 그의 앞에서 그에 대한 여러가지 생각을 할 수 있는 기회는 지금 뿐이다.

'오도로키군은 은근히 몸이 좋단 말야... 특히 저 엉덩이, 툭툭 건드려 보고 싶어.'

"흐흐......"

"씨... 지금 대체 무슨 생각을......"

"응?"

오도로키군이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며 내게서 시선을 피한다. 지금이라면 분명 생각을 읽지 못할 터인데,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다. 당황스러움에 나 까지 낯이 뜨거워진다.

"그렇게 한 곳을 유심히 쳐다보시면 아무리 팔찌가 없어도... 누구라도 상대방의 생각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구나... 미안......"



이름:오도로키 호우스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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