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적어도 5번 이상은 깎는 것 같은데... 하루만 걸러도 요란법석을 피우는구나, 너도 그렇고 미누키도 그렇고. 이게 그렇게 보기 싫어?"
"당연히 싫지! 지저분해, 아빠." "그래 맞아, 지저분해!" 미누키의 힘찬 이의제기에, 나도 팔짱을 끼고 거든다. -----개중에는 일부러 수염을 기르는 사람도 있지만(예를 들어 고도검사님이라던가) 원체 수염이 어울리는 사람은 드물다. 물론 반드시 깎아야만 하는 이유를 대라면 딱히 할 말이 없지만, 살다보면 하나쯤은 아무 이유도 없이 그냥 싫은 것이 있기 마련이다. 다른 건 몰라도 수염에 대한 것 만큼은 여자들 대부분이 마찬가지다. "뽀뽀할 때 까칠까칠해서 따갑단 말야!" "그래 맞아, 따가워!(어라...)" 나루호도와 미누키가 동시에 고개를 돌려 나를 지그시 바라본다. ------미누키를 거들어주려고 생각없이 맞장구를 치다보니 나도 모르게 터무니없는 일에 동감을 표현하고 말았다. "아빠... 언니도 미누키처럼 아빠랑 뽀뽀했어?" "아니, 난 그런 기억 없는데. 무슨 말을 하는 걸까나?" "그, 그, 그게......" 무언가 변명을 해야하는데, 예상치 못한 실수에 당황한 나머지 입술이 딱딱하게 굳어서 움직이지 않는다. 시간이 흐를 수록 나루호도와 미누키의 눈빛이 이상야릇하게 변해간다. "언니, 어째서 얼굴이 빨개지는 거야? 혹시 아빠랑 뽀뽀하고 싶어?" "그, 그, 그럴 리가 없잖아, 미누키. 나, 나는......" "미누키는 언니가 아빠의 여자친구가 된대도 상관없어. 헤헷-." "뭐, 뭐, 뭐, 뭐엇!" 미누키의 갑작스러운 폭탄발언에 얼굴이 화산처럼 펄펄 끓어오른다. 이제 당황스러움을 숨기는 것은 둘째 치고 커다래진 두 눈과 쩍 벌어진 입을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안 될 지경이다. 어찌하면 좋을지 몰라 홀로 버둥거리고 있는데, 갑자기 미누키가 이쪽을 향해 윙크를 보낸다. ------혹시 나를 위해서 일부러...? 설마...... "미누키, 정말 짓궂구나. 하하핫." "뭐가, 아빠? 하하핫."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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