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능글맞아진 것 같아, 너......"
내가 나루호도와 처음 만난 것은 20여년 전, 내가 초등학생 때였다. 그 당시 나루호도는 무심한듯 하면서도 친구를 세심하게 챙겨주는 남자아이였다. 중학생, 고등학생, 대학생이 될 때 까지도. 그의 그러한 성격은 그가 변호사를 그만둔 후부터 조금씩 변화해왔다. ------벌써 7년이나 된 일이지만, 그래도 내게는 아직 그의 예전 모습이 더 익숙하다. 그래서인지 지금처럼 생글생글 웃는 그가 싫은 것은 아니지만, 이따금씩 7년 전이 그리워질 때가 있다. "하하핫, 능글맞다니? 난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데. 기분탓 아니야?" "...7년 동안이나 기분탓이었을 리가." "내 말은 그 때와 지금 나를 바라보는 네 심정이 변한 게 아니냐는 뜻이야." "내 심정?" 잠시 창 밖의 하늘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다. 나는 초등학생시절 부터 나루호도를 좋아하기 시작했고, 대학생 때 나루호도가 치나미와 사귀게 된 것을 계기로 그를 포기하게 되었다. 그리고 대학을 졸업한 후 몇 년 간 떨어져 지냈는데, 다시 만나게 되었을 때 그는 유명한 변호사가 되어 있었다. 그로부터 줄곧 그의 일을 도우며 함께 지내오긴 했지만... 그동안 자신의 감정을 거의 잊고 지냈던 것은 사실이다. 요 몇년 간 대부분의 시간을 나루호도와 함께 보낸 덕분에 예전과 같은 간절함, 외로움, 쓸쓸함 등을 느낄 틈이 없었기 때문이다. "나도 딱히 변하지 않았어. 그도그럴것이 난 그 때나 지금이나 너를......" 이제는 아무렇지 않게 말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쉽사리 말을 이어나갈 수가 없다. ------정말이지 나란 여자는 얼마나 더 긴 시간이 흘러야 용기를 낼 수 있는 걸까. "아, 아무것도 아니야......" "흐응-, 유감이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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