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날과 다름없이 미츠루기와 만나기 위해 검찰청에 들른 나는 복도를 지나 그의 방으로 향하던 도중 계단을 올라 바닥에 발을 딛는 순간 미끄러져 넘어지고 말았다. 다행히 난간에 허리를 부딪히는 정도로 끝이 났지만, 하마터면 계단 밑으로 굴러떨어질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패배자 같은 신음소리를 내며 주춤주춤 몸을 일으켜 다시 발걸음을 옮기려는데 문득 복도 반대편으로부터 누군가의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고개를 들어올려 보니, 우연히 앞을 지나가던 중이었는지 미츠루기가 이쪽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오고 있다.

", 괜찮은 거냐?"

"어? 어... 어어..."

"하여간 너란 녀석은, 조심 좀 하지 않고."

"......봤어?"

"지금 본 게 문제냐?"

"........."

평소와 같이 미간을 찌푸리며 꾸부정하게 굽은 내 몸을 살펴보는 미츠루기. 마치 철부지 어린아이를 바라보는 듯한 눈빛에 낯이 절로 뜨거워진다. 촐싹거리다 넘어졌다기보다는 무엇인가 미끄러운 물질을 밟고서 넘어진 것이지만, 그래도 하필이면 미츠루기의 눈에 띄다니, 나 자신이 안쓰럽기 그지없다.

"...주변에는 나 밖에 없었으니 걱정마라. 나 외에는 아무도 보지 못했을 거다."

"응......"

이런 부끄러운 순간까지도 미츠루기는 개의치 않는 듯 내 등을 톡톡 쳐서 먼지를 털어준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내 손등에 생긴 작은 스크래치를 용케도 발견하고는 미간을 더욱 선명하게 찌푸린다. 이래서야 정말이지 보호자나 다름없다.

"아프지 않냐? 내 방에 약이 있으니 가서 바르도록 해라."



이름:미츠루기 레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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