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여린 손으로 뜨거운 커피를 들고 여기까지 오다니... 괜한 수고를 하는군. 그럴 필요 없다고 몇번이나 말했건만, 고집이 너무 센 것 아닌가?"

"이정도는 별 거 아니고,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이에요. 검사님과 커피를 마시는 건 제 나름의 즐거움인 걸요. 다른 사람들과 마실 때는 없는 특유의 운치가 있달까... 자주는 못하더라도 이렇게 검찰청에 왔을 때 만큼은 꼭 검사님과 티타임을 가지고 싶어요. 호, 혹시 귀찮으시다면......"

"아니, 귀찮다고 생각한 적은 없어. 단지 누군가의 귀한 아가씨에게 이런 일을 하게 만드는 게 마음에 걸려서 그럴 뿐이야."

"커피도 못 나르게 할 만큼 절 귀하게 여기는 사람 없으니까 걱정 말고 드세요. 그... 별로 맛이 없을지도 모르지만......"

오늘도 평소와 다름없이 커피를 타려고 했는데, 실수로 원두원액을 평소보다 많이 넣어 버렸다. 그래서 조금 불안하지만 검사님께서 마음에 들어해주셨으면 좋겠다.

"뭐, 기왕 나를 생각해서 가져다주었으니 감사히 마시도록 할까. 어디......"

마침내 그가 커피잔을 입술에 가져다댄다. ------평소 그렇게 커피를 자주 드시니, 조금 쓴 것 정도는 괜찮겠지.

"크으으윽!"

......라고 생각했지만, 갑자기 검사님께서 커피잔을 책상 위에 내리치며 미간에 집게손가락을 가져가신다. 보아하니 전혀 괜찮지 않으신가 보다.

"마치 덜 익은 감을 한 입 베어문 것 처럼 입안이 떨떠름한데... 나쁘지않아... 신선한 자극이군."

".........(뭐가 어쨌든 마음에 드신 것 같아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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