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히 싸우는 법 따윈 몰라… 적이라면 죽일 뿐."

 "이건 중급 닌자가 되기 위한 시험이거든? 서로 죽고 죽이는 살벌한 서바이벌 게임 같은 게 아니야."

 "시험과는 관계 없어.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닌자의 길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너의 닌자의 길…?"

 "내가 걸어온 길에 사람을 지키는 힘 같은 건 없었어. 그저 죽이는 것만이 내게 주어진 전부였다."

 "그럼 지금부터 다른 길을 가. 간단한 문제잖아."

 "네 놈이 나에 대해 뭘 안다고 쉽게 지껄이는 거냐."

 "그래, 너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적어도 시험장에서 사람을 죽이면 안 된다는 건 알아!"

 이 녀석은 위험하다. 시험장에서 맞딱들인다면 크게 다칠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설마 죽일 생각을 하고 있었다니. 이건 내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다. 충격과 공포가 밀려와 등에서 식은 땀이 흐른다.

 "우리 애들도 강하니까 그리 쉽게 당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부탁할게……."

 "어째서 내가 네 부탁을 들어줘야 하는 거지? 난 지금껏 그래왔듯이 내 길을 갈 뿐이야. 네 놈이나 네 놈의 제자들이 어찌 되던 아무래도 상관없다."

 "그렇게 나온다, 이거지! 어어, 그래, 니가 우리 나뭇잎 마을을 얕잡아 보고 있나본데, 두고 봐! 우리 애들이 널 묵사발로 만들어 버릴 테니까!"

 -라고, 저질러 버렸다… 이런 말로 녀석을 도발해봤자 좋을 게 하나 없는데… 나는 정말 바보인가…….

 "아무리 나뭇잎 마을이 형편 없어도 패배한 시점에서 목숨을 구걸할 정도로 비굴한 녀석은 없는 것으로 안다."

 "그야……."

 "이것만은 장담하지. 쓰러져서 일어나지 못하는 녀석은 약한 쓰레기라고 생각하고 무시하겠다. 허나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녀석이 있다면… 죽인다."

 "………"

 싫다… 어째서… 어째서 방금 리의 얼굴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 거지… 안 돼, 안 돼… 설마가 사람 잡는다고 불길한 상상 같은 건 하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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