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가 죽고 그 다음을 이어서 취임한지 얼마 안 된 풋내기지. 난 아직 사진으로밖에 본 적이 없다만, 그 녀석이 뭐 어쨌다는 거냐?"

 "얼마 전에 모래 마을에 갔다가 우연히 밖으로 나와 있는 걸 보게 됐는데, 괴물이라는 소문과 달리 꽤 미남이더라구. 지난 취임식 때도 갔었지만 그땐 너무 멀어서 제대로 구경 못했거든. 오빠의 적발 머리, 데이다라의 푸른 눈동자와 다크서클까지. 내가 좋아하는 것들만 쏙 빼다 박은 얼굴이야. 게다가 쿨한 성격! 예전부터 오빠랑 데이다라를 섞으면 어떤 느낌일까 하고 상상하곤 했었는데 딱 그 모양이라서 막 두근두근 하는 거 있지-."

 "호오…?"

 문득 고개를 까딱이는 데이다라의 얼굴에 그림자가 드리운다. 그대로 나를 계속 바라보는데, 눈매가 평소보다 더 날카로워보인다. 기분 탓인가.

 아니, 어쩌면 이것은 기회일지도 모른다. 지난 날 내게 다이어트를 결심하게 만들었던, 내 가슴을 아프게 했던 일들에 대한 복수의 기회.

 "다음에 만나면 다가가서 악수라도 청해봐야지."

 "그랬다간 죽여 버릴 테니까 그런 줄 알아라. 음."

 움찔, 데이다라의 날선 반응에 흠칫 놀라 어깨에 경련을 일으킨다. 내가 그린 그림은 이런 게 아니었는데. 생각해보면 데이다라는 평범한 남자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그의 앞에서 질투니 뭐니 하는 것을 바라고 함부로 떠들어대거나 우쭐해지면 안 될 것 같다.

 "데, 데이다라도 참… 카제카게를 죽인다니… 하하하……."

 그렇잖아도 3대의 행방불명으로 잔뜩 날이 서 있는 사람들인데, 일국의 병참기지나 다름없는 닌자 마을을 상대로 그런 국제급 테러행위를 벌이는 것은 오빠 한 명으로 충분하다.

 "못할 것 같으냐?"

 "……."

 후덜덜. 역시 괜한 소리를 꺼냈다. 5대 카제카게는 강화된 모래를 사용해 싸운다고 했던가. 아니, 딱히 데이다라가 걱정되기 때문만은 아니다. 보통 임무와는 스케일부터가 다르달까, 내가 가벼운 생각으로 내뱉은 말이 어떤 이유에서든지 현실화되어 버리는 것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무섭다.

 (…)

 제츠(흑) : 지금까지 내가 소재를 확실하게 알아낸 인주력들을 열거하지… 일단 일미 수학… 모래 마을 5대 카제카게 가아라…….

 데이다라 : 그 녀석은 내가 맡지. 음.

 제츠(흑) : 적어도 끝까지 들어보고 결정하지 그러냐…?

 데이다라 : 지금 내가 흥미 있는 것은 일미 뿐이다. 다른 것은 일미의 인주력을 처리한 다음 생각하겠어. 음.

 제츠(흑) : 성질 급한 꼬맹이 녀석…….

 제츠(백) : 아니, 데이다라는 더 이상 꼬맹이가 아니야. 우리가 지금까지 한 번도 가져본 적 없는 애인이란 걸 가지고 있잖아.

 제츠(흑) : 애인인지 뭔지 잘 모르겠다만… 묘하게 열받는군… 잠깐 닥치고 있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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