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하늘색이지. 그런데 어째서 그렇게 지그시 바라보는 거냐. 음?"

 "금발에 파란 눈이라고 하면 굉장히 정석 같은 느낌이지. 하지만 이 색깔은 언제나 새를 타고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데이다라와 정말 딱 어울려. 그 자체만으로도 예쁜데 이따금씩 눈동자에 구름이 비칠 때면…"

 "비칠 때면?"

 "뭐랄까, 이 안에 또 다른 하늘이 있는 것 같아."

 "과찬이로군, 음."

 "정말이야, 파란 계열의 눈은 많아도 이렇게 예쁜 하늘색은 보기 드문걸. 데이다라가 부러워."

 "뭐, 내 눈은 확실히 바위 마을에서도 흔치 않은 것이었다. 대부분 검은 머리에 검은 눈동자를 가지고 태어나는데, 나만 금발에 하늘색이라서 말야. 어렸을 때부터 상당히 눈에 띄었지."

 "왠지 신비로운 느낌이네, 옛날 이야기처럼 마을에 귀인이 태어났다든가 하는…”

 “허나 안타깝게도 그런 일은 없었다. 귀신처럼 보는 녀석은 있었을지 몰라도. 큭큭.”

 “…….”

 우울한 얘기를 하면서 어째서 웃는 걸까. 웃을 수 있을 정도로 아무렇지도 않았다는 건가. 지금은 그럴지 몰라도 당시에는 그랬을 리가 없다. 괜스레 마음이 아파서 어린 시절의 그를 생각하며 꼬옥 끌어안는다. 그러자 어느덧 듬직하게 커버린 그의 단단한 팔이 내 허리를 감싸온다. 장난처럼 내 머리에 이마를 대고서 부비적거리는데, 뺨을 간질이는 금발 머리카락에 또 안타까운 기분이 든다.

 이렇게나 예쁜데, 그걸 제대로 알고 있는 걸까. 데이다라는 자신의 예술에 대해 언제나 시끄럽지만 외모나 그 밖의 것들에 대해서는 그닥 얘기를 하지 않는다. 자신에 대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자신에 대해서도 남들에 대해서도 외모 따윈 흥미 밖인 데이다라가 그나마 관심을 가졌던 것이 이타치의 눈이다. 처음 사륜안을 봤을 때 솔직히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고 데이다라가 말했다. 하지만 나는 데이다라에게 말해주고 싶다. 네 눈동자도 사륜안 만큼이나 아름답고, 내 마음을 강하게 움직이는 힘이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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