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다."

 "데이다라도 좋아하는 여자애 정도는 있었을 거 아냐?"

 "내 기억에 없다면 없는 거겠지. 음."

 "부끄러워하지 말고 조금만 얘기해줘. 나만 알고 있을게."

 "애당초 사랑이란 게 뭐냐? 잘 모르겠다만."

 "간단해, 누군가를 보면서 가슴이 뛰거나 아프거나 하는 것. 같이 있으면 행복해지거나 슬퍼지거나 하는 것. 떨어져 있어도 계속 생각나고 보고 싶은 것. 그게 사랑이야."

 "……."

 (…)

 쿠로츠치 : 좋아해!

 데이다라 : …….

 쿠로츠치 : 좋아해! 좋아해! 좋아해! 좋아! 좋아!

 데이다라 : …….

 쿠로츠치 : 좋아해! 좋아해! 좋아해! 좋아해! 좋아해! 좋아해! 좋아해!!! 그러니까 가지 마!!!

 데이다라 : 이미 결정했어. 난 떠날 거야.

 쿠로츠치 : 좋아해! 좋아해! 좋아! 흑… 좋아해! 좋아해! 흑흑… 데이다라 오빠 좋아해!!! 가지 마아!!! 가지 마아아!!!

 데이다라 : 넌 마지막까지 제멋대로구나. 잘 들어, 난 지금까지 한 번도 너를 동생이라고 생각한 적 없어. 잠시 친구라도 될 수 있을까 생각했지만 그것도 내 착각이었어. 난 이 마을과, 너와, 더 이상 관련되고 싶지 않아. 그러니까 두 번 다시 나를 찾지 마. 나를 부르지 마. 좋아한다고 말하지 마. 넌 내가 좋은 게 아니라 너의 시덥잖은 장난에 이용하고 싶은 것 뿐이야. 다른 녀석들처럼 말이야.

 쿠로츠치 : 아니야! 아니야!!! 좋아해!!! 데이다라 오빠가 좋아!!! 좋아해!!! 좋아해!!! 좋아해!!! 사랑해!!!!!!

 데이다라 : 아무것도 모르는 꼬맹이 주제! 웃기지 마!

 쿠로츠치 : 가지 마!!! 싫어!!! 헤어지기 싫어!!! 가지 마!!! 가지마아아!!! 흐애애애애앵!!!!!!

 데이다라 : 놔! 끈질기다고, 너! 음!

 (…)

 "데이다라."

 "응?"

 "뭔가 떠오른 기억이라도 있어?"

 "아아, 조금… 어째서지… 지금 그걸 떠올려봤자 아무 의미도 없을 터인데……."

 (…)

 쿠로츠치 : 데이다라 오빠! 빨리! 빨리!

 데이다라 : 지금 최대한 빨리 가고 있어. 그보다 꽉 붙잡아, 떨어져서 다치면 어쩌려고 그래! 음!

 쿠로츠치 : 그치만 데이다라 오빠의 새는 처음 타보는걸! 완전 신난다! 꺄하하하하! 더 빨리! 빨리! 날아라!

 데이다라 : 너 말이야! 학교에 늦었으면 곧장 학교로 달려가야지 왜 나한테 오는 거야! 너 때문에 아침부터 이게 뭐냐고 진짜! 음!!!

 쿠로츠치 : 데이다라 오빠가 보고 싶으니까! 오빠라면 반드시 늦기 전에 데려다줄 거라고 믿으니까! 내일도 그 내일도 올 거야!

 데이다라 : 누구 피 말려 죽일 일 있냐! 난 네 운전기사가 아냐!

 쿠로츠치 : 응, 운전기사가 아냐! 오빠는 나중에 쿠로츠치의 남편이 될 거니까! (꼬오옥)

 데이다라 : 무얼 멋대로 정하고 있어! 네가 츠치카게 님의 손녀라는 걸 잊은 거냐! 부탁이니까 괜한 소란피우지 마! 음!

 (…)

 "데이다라."

 "……."

 (…)

 쿠로츠치 : 당신은 내게 물었죠~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내 감정은 진실하고 내 사랑 역시 진실해요~ 달빛이 내 마음을 대신하네요~.

 데이다라 : 그런 케케묵은 노래는 어디서 배운 거냐? 그보다 어째서 내가 또 너를 학교에 데려다주고 있는 거야? 음?

 쿠로츠치 : 그러고보니 데이다라 오빠는 왜 학교에 안 가?

 데이다라 : 나는 8살 때 졸업해서 바로 하급닌자가 됐어. 폭파부대로부터 스카웃되었거든. 음.

 쿠로츠치 : 대단하다! 역시 데이다라 오빠!

 데이다라 : 내 예술의 위대함을 조금은 알겠냐? 보이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사랑하는 법. 이제 사랑하는 일만 남았군. 음.

 쿠로츠치 : 당신은 내게 물었죠~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내 감정은 진실하고 내 사랑 역시 진실해요~ 달빛이 내 마음을 대신하네요~.

 데이다라 : 가사를 거기까지밖에 모르는 거냐? 다음은 아마도… 내 감정은 변치 않고 내 사랑은 변치않아요~ 달빛이 내 마음을 대신하네요~.

 (…)

 "데이다라,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미안… 조금 피곤한 것 같다… 음……."

 (…)

 쿠로츠치 : 데이다라 오빠! 여기서 뭐해?

 데이다라 : 애도하고 있어. 얼마 전에 내 동료가 임무 중에 사망했거든. 음.

 쿠로츠치 : 애도라는 건 묘지 앞에서 하는 거 아니야? 난 언제나 엄마의 묘소에 가서 해. 이렇게 머리를 숙이고-.

 데이다라 : 묘지 같은 거 없어. 시체가 없으니까.

 쿠로츠치 : 어, 어째서?

 데이다라 : 자폭해서 잿가루가 되어 버렸어! 젠장! 안 되면 말지! 그깟 임무 실패 좀 하면 어때서! 겨우 그딴 인간 하나 살리겠다고! 젠장! 젠장!

 쿠로츠치 : 오빠…….

 데이다라 : 돈만 내면 아무래도 좋다는 거야? 돈으로 죽은 사람을 대신할 수 있어? 대신할 수 있냐고! 이래서 난 돈밖에 모르는 윗대가리들이 싫다고! 음!

 쿠로츠치 : …….

 데이다라 : 미안, 쿠로츠치. 지금은 네 얼굴이 보고 싶지 않아. 널 보면 너도 그 녀석들과 똑같이 느껴질 것 같아. 그만 가줘. 혼자 있고 싶어. 음.

 쿠로츠치 : 알았어…….

 (…)

 쾅쾅쾅-. 쾅쾅쾅-.

 데이다라 : 네, 네. 나갑니다.

 덜컹-.

 ??? : 아가씨! 어디 계십니까, 아가씨!

 데이다라 : 잠깐, 사람의 집에 신발을 신고 들어와서 갑자기 뭐하는 짓이야? 음!

 ??? : 아가씨! 아가씨!!!

 데이다라 : 쿠로츠치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거야? 음?

 ??? : 네놈, 아가씨를 어디 숨겼냐?

 데이다라 : 숨기다니, 내가 그런 짓을 왜 해!

 ??? : 시치미 떼지 마라! 아가씨께서는 이 근처에서 실종되셨다! 그녀가 이런 곳에 올 이유는 네놈밖에 없어! 젠장, 네놈이 아가씨 근처에 어슬렁거릴 때부터 알아봤어야 하는 건데! 네놈의 목적이 뭐냐! 돈이냐! 아가씨를 납치해서 돈을 요구할 셈이냐!

 데이다라 : 생사람 잡지 마! 난 며칠 전부터 동료들과 임무에 나갔다가 지금 막 돌아왔어! 뭣하면 기록부를 확인해보면 될 거 아냐! 음!

 여자 : 기록 같은 것은 얼마든지 조작할 수 있는 것. 직접 확인하는 것보다 확실한 방법은 없지.

 데이다라 : 당신…!

 여자 : 데려가서 심문하세요.

 남자들 : 예!

 데이다라 : 잠깐! 이거 놔!

 (…)

 “데이다라, 괜찮아?”

 “…….”

 (…)

 데이다라 : 너희들… 이게 무슨 짓이야… 이곳 사람들을 전부 잡아들일 생각이야…?

 여자 : 쿠로츠치가 여기서 실종됐으니 여기 있는 모두가 용의자야. 누구나 범행동기를 가지고 있으니 일일이 심문을 해봐야 알 수 있겠지.

 데이다라 : 범행동기라니… 뭐야 그게… 순 억지잖아… 아무런 근거도 없이…….

 남자 : 이 자식들! 얌전히 따라와!

 데이다라 : 우리가 힘이 없다고… 단지 그런 이유로… 어떻게… 이런…….

 남자 : 반항하는 것들은 탈분자로 간주하겠다!

 데이다라 : 그만둬… 그만둬…!!!

 (…)

 ??? : 데이다라… 우리들이 왜 잡혀온 거야…?

 데이다라 : 츠치카케 님의 손녀가 납치 됐다잖아. 음.

 ??? : 쿠로츠치가…? 대체 누가 그런 짓을…!

 데이다라 : 알까보냐. 지금은 네 걱정이나 해. 음.

 남자 : 어이, 거기 너! 나와!

 ??? : 에, 저요?

 남자 : 쿠로츠치 아가씨의 실종에 대해서 너를 심문하겠다!

 ??? : 저, 전 아무것도 모르는데요…! 잠깐만요…!

 (…)

 데이다라 : 당신, 꽤나 여유로운 얼굴을 하고 있네. 음.

 여자 : 여유? 쿠로츠치가 납치 되었어. 난 그 애의 엄마고.

 데이다라 : 쿠로츠치는 당신을 엄마라고 생각 안 하는 것 같던데? 어차피 피 한 방울 섞여 있지 않잖아. 음.

 여자 : ‘피’는 아무런 의미가 없단다. 혈연이라는 끈에 얽매여 사람을 미련하게 만드는 ‘독’이지. 중요한 건 그 애가 내 딸이라는 게 아니라, 그 애가 어떤 존재냐는 거야.

 데이다라 : (헛웃음)

 여자 : 자, 이제 말해보렴. 네가 쿠로츠치를 숨겼니?

 데이다라 : 그 코딱지만한 집에 숨길 데가 어딨냐? 그리고, 숨기면 그 시끄러운 계집애가 가만히 있겠냐? 소리지르고 때리부수고 난리가 났겠지. 엄마라면서 그것도 몰라? 멍청하긴. 음.

 여자 : 하루가 멀다 하고 널 찾아갔던 쿠로츠치가 요 며칠 동안 보이지 않았지? 이유가 뭔지 아니? 내가 너와 만나지 못하게 했기 때문이야. 너의 그 이상한 말투, 이상한 취미, 그리고 저속한 생각이 그 애에게 물들까봐.

 데이다라 : …….

 여자 : 그런데 오늘 아침 학교에서 경호원의 눈을 피해 갑자기 사라졌더구나. 과연 어디로 갔을까?

 데이다라 : 당신이 꼴보기 싫어서 지 엄마한테라도 간 거 아냐? 음?

 여자 : 난 너와 입씨름을 하려고 여기 온 게 아니란다. 그런 식으로 나오면 너만 힘들어져.

 데이다라 : 왜, 난 재밌는데. 당신이랑 얘기하는 거. 음.

 여자 : 재밌다고?

 데이다라 : 실은 옛날부터 엄마라는 게 가지고 싶었거든, 당신처럼 가슴이 큰.

 여자 : 너…!

 짝-!

 데이다라 : 아야야야…….

 여자 : 더 이상 아픈 꼴을 당하고 싶지 않으면 허튼 짓 그만 하고 사실대로 불어.

 데이다라 : 어떡하지? 난 당신한테 맞는 것도 그닥 나쁘지 않은데. 크크큭.

 여자 : 이런 음흉한 자식…!

 데이다라 : 음흉하다니, 난 그저 엄마의 품이 그리운 불쌍한 녀석일 뿐이야. 음.

 여자 : 불쌍하게라도 봐주고 싶지만 이제 그럴 수가 없구나.

 데이다라 : …하나만 묻겠는데.

 여자 : ?

 데이다라 : 당신, 아직도 내 이름 몰라?

 여자 : 아무리 츠치카게의 며느리라고 해도 마을 아이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외우지는 않는단다.

 데이다라 : 그래, 그렇겠지.

 (…)

 데이다라 : (이제 이런 마을은 아무래도 좋아… 떠나주겠어…….)

 쩝쩝쩝-. 퉷-.

 데이다라 : (지금 가지고 있는 점토로는 거미 한 마리를 만드는 게 고작이야… 하지만 이걸로 자물쇠 하나 정도는 부숴뜨릴 수 있어…….)

 펑! 철커덩-.

 데이다라 : (일단 여기를 탈출해서 점토를 보충해야 해… 그리고 나머지 할 일은…….)

 (…)

 남자 1 : 사모님, 쿠로츠치 아가씨를 찾았습니다!

 여자 : 쿠로츠치! 대체 어디엘 갔던 거니!

 쿠로츠치 : 데이다라 오빠를 만나러 갔다가… 없어서… 그 근처에서 낮잠을 잤어요… 죄송해요…….

 여자 : 무사했으면 됐어. 정말 다행이구나.

 쿠로츠치 : 저기… 데이다라 오빠는 돌아왔나요…?

 남자 1 : 그, 그것은…….

 여자 : 물론, 돌아왔단다. 지금 자기 집에 있을 거야.

 쿠로츠치 : 잠깐 만나러 갔다와도 돼요?

 여자 : 일단 집으로 돌아가서 쉬렴. 이렇게 꾀죄죄한 모습을 보여줄 순 없잖니?

 쿠로츠치 : 그런가… 그렇네요… 알겠어요…….

 여자 : 아가씨를 데려가세요.

 남자 1 : 네!

 여자 : …….

 남자 2 : 저어… 사모님…?

 여자 : 뭐죠?

 남자 2 : 아가씨께서 무사히 돌아오셨으니 붙잡아놓은 닌자들은 그만 놓아주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여자 : 불운의 씨앗은 잘라두는 편이 좋지요. 이참에 본보기를 보여주어야겠어요.

 남자 2 : 하지만 그들은 이 일과 아무런 연관이…….

 여자 : 못하겠다는 건가요?

 남자 2 : 아, 아닙니다. 전 그저… 음? 누, 누구냐!

 휘익-. 탁-!

 남자 2 : 뭐야… 그냥 고양이인가…….

 여자 : 무슨 일이죠?

 남자 2 : 별 일 아닙니다. 그만 가시지요.

 또각또각-. 또각또각-.

 데이다라 : …….

 (…)

 ??? : 츠치카게 님! 큰일났습니다!

 오오노키 : 무슨 일이냐?

 ??? : 지금 마을이 공격받고 있습니다! 비상 사태입니다!

 오오노키 : 뭐야! 주민들은! 모두 대피시키고 있는가!

 ??? : 예, 정해진 규율에 따라 차례로 대피 중입니다!

 오오노키 : 저런, 저런…! 지금은 그런 규율 따위를 신경쓸 때가 아니네! 단 한 사람이라도 더 안전하게 대피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움직이게!

 ??? : 예, 예!

 오오노키 : 하아… 내 진작 그놈의 낡아빠진 규율의 썩은 부위를 잘라내야 했거늘, 결국 먼저 일이 터지고마는구나…….

 (…)

 사람들 : 꺄아아아아-.

 닌자 1 : 저 하얗고 거대한 것이 대체 뭐란 말인가!

 닌자 2 : 기폭점토입니다! 섣불리 공격했다간 마을이 통째로 날아갈 수 있습니다!

 닌자 1 : 기폭점토? 그건 폭파부대에서 사용하는 게 아닌가! 그렇다는 건, 내부로부터의 공격이란 말인가!

 닌자 2 : 얼마 전 쿠로츠치 아가씨 사건에 연루되어 감옥에 갇혔던 닌자들 중 하나가 탈출했는데, 그 녀석이 폭파부대 출신입니다. 아직까지 행방이 묘연한 것으로 보아 녀석의 짓일 가능성이 큽니다!

 닌자 1 : 아직 주민들이 절반도 대피하지 못했는데 이렇게나 피해가 크다니! 젠장! 그놈의 빌어먹을 규율만 없었어도!

 닌자 2 : 츠치카게 님께서 오실 때까지 어떻게든 이 이상의 접근은 막아야 합니다!

 닌자 1 : 가세!

 닌자 2 : 예!

 (…)

 쿠로츠치 : 오빠~! 데이다라 오빠~! 이상하네… 분명 여기로 오라고 적혀 있었는데…….

 데이다라 : 쿠로츠치.

 쿠로츠치 : 오빠!!!

 데이다라 : 와줬구나. 고마워. 음.

 쿠로츠치 : 오빠, 마을이 왠지 이상해. 아까부터 펑 펑 하는 소리가…….

 데이다라 : 별 일 아니니까 신경쓰지 마. 넌 내일 아침까지 여기 있다가 돌아가면 돼. 음.

 쿠로츠치 : 그런데 오빠, 이런 곳에서 뭘 하는 거야?

 데이다라 : 실은 너한테 작별인사를 하려고. 음.

 쿠로츠치 : 작별인사…?

 데이다라 : 난 마을을 떠날 거야. 그럼 이제 다시는 만날 수 없어.

 쿠로츠치 : 거짓말…이지…?

 데이다라 : 거짓말이 아냐. 더 이상은 마을을 위해 목숨 걸고 싸우고 싶지 않아. 오로지 자신을 위해서만 싸우고, 죽는다고 해도 자신을 위해서 죽을 거야. 음.

 쿠로츠치 : 그치만… 여긴 오빠가 태어난 마을이잖아… 가족들도… 모두…….

 데이다라 : 난 가족이 아무도 없어. 설령 있다고 해도 그건 환상일 뿐이야. 음.

 쿠로츠치 : 어째서… 싫어… 오빠… 가지 마…….

 데이다라 : 돌이키기엔 너무 늦었어.

 쿠로츠치 : 그치만… 그치만… 오빠는… 내… 남편이 될 거잖아…….

 데이다라 : (웃음)너, 너. 안목 좀 길러라. 나 같은 게 뭐가 좋다고 그래? 음?

 쿠로츠치 : 좋아… 좋아해… 오빠… 좋아해…….

 데이다라 : …….

 쿠로츠치 : 가지 마… 가지 마아… 으…흑… 흑흑…….

 데이다라 : 울지 마… 바보야…….

 (…)

 데이다라 : (이제 정말 가지 않으면… 그 사소리라는 녀석 성격이 무지 고약해 보였고… 기다리는 게 싫다고 했었지…….)

 쿠로츠치 : (새근새근)

 데이다라 : (정말 곤란한 녀석이라니까… 사람을 끌어안은 채 잠들고 말이야…….)

 데이다라 : …….

 쪽-.

 데이다라 : 미안해…….

 (…)

 오오노키 : 피해상황은 어떤가?

 닌자 : …….

 오오노키 : 사실대로 보고하게.

 닌자 : 마을 내의 가택 및 시설물 등이 40% 이상 파괴… 동쪽과 남쪽의 피해가 압도적으로 큽니다. 주로 빈곤층이 밀집되어 있는 서쪽 북쪽과 피해 규모를 비교해보면… 처음부터 그곳만을 노리고 왔다고 해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오오노키 : 역시 그런가.

 닌자 : 범죄 용의를 받고 있는 자들을 가둬두는 임시 감옥은 동쪽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파괴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또 한 곳 아가씨께서 발견되신 장소도… 멀쩡했습니다.

 오오노키 : 데이다라는?

 닌자 : 지금 추적반을 편성해 쫓는 중입니다. 허나 감옥을 탈출한 이후로 워낙 행방이 묘연한지라…….

 오오노키 : 알겠네. 지금부터는 좀 더 면밀히 조사하도록 하고, 새로운 집계가 완료 되는대로 내게 다시 보고하도록 하게.

 닌자 : 예, 츠치카케 님.

 (…)

 "데이다라? 데이다라!"

 "괜찮다. 조금 쉬어야겠어. 음."

 내게 등을 보인 채 무언가 깊은 사념에 잠겨, 두통이 이는 듯 이마에 손을 얹고 신음하던 데이다라가 스쳐지나가는 차가운 바람에 뺨을 식힌다.

 그가 나를 돌아보고 그것으로 그의 감정이 내게 전해진다면 나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의 생각, 그가 가진 상처, 그가 느끼는 아픔들을. 그러나 여기서는 아무것도 보이지가 않는다. 내 앞에는 단지 그의 쓸쓸한 등이 있을 뿐이다.

 그의 어깨를 어루만져주고 싶은데, 손을 뻗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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