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
데이다라는 어제 임무를 끝내고 새벽이 되어서야 아지트로 돌아왔다. 그를 깨우려면 이 정도로는 어림도 없다는 것 쯤은 알고 있다. "(한숨)" 그러나 차마 지난 번과 같이 그에게 올라타서 노래를 부르는 짓은 못하겠다. 이렇게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얼굴이 뜨거워져서 어찌할 바를 모르겠는데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으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제자리에서 주춤거리다가 조용히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가다듬는다. 사소리 오빠가 밖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더 이상 시간을 끌어선 안 된다. "데이다라, 일어나." "음… 으음……." 몸을 흔들어 깨우자 데이다라가 인상을 구기며 이불을 머리끝까지 덮는다. 찌푸린 얼굴도 꽤 멋있구나. 헛,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거냐며 자신을 다그치고는 자세를 낮추어 그와 눈높이를 맞춘다. 부끄럽지만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데이다라, 이거 봐. 레오야." "음…?" 레오라는 말에 반응하는 데이다라. 귀엽다. 그가 한쪽 눈을 뜨고 나를 바라본다. 정확히는 내 머리에 달린 귀를. "야옹-. 일어나라 냥-." 뾰롱뾰롱 귀를 움직이자 비로소 그의 양쪽 눈이 다 떠진다. 구겨졌던 인상이 점점 부드럽게 펴지면서 그가 나른한 얼굴을 한다. 데이다라는 이타치와 달리 의외로 귀여운 것에 약하다든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고양이 레오에 대한 애정 만큼은 시간이 흘러도 변함없다. "……." 벌떡-. 이불을 제치고 일어나 그가 눈을 부비적거린다. 한 번쯤은 귀엽다고 말해준다든가 머리를 쓰다듬는다든가 해도 좋을 텐데. 생각했던 것보다 이쪽에는 별로 관심이 없어보인다. "미안하지만 옷 좀 가져다주지 않겠나. 음?" "응, 여기." 이따금씩 밖에서 야숙을 하는 날이면 데이다라는 유독 불편한 얼굴을 한다. 자신의 방에서 잘 때는 언제나 옷을 전부 벗기 때문이다. 평소에는 내가 있든 말든 이불을 제치고 나와서 옷을 찾아 입는데, 오늘은 어째서인가 하반신을 이불로 꽁꽁 싸매고 있다. 마치 내게 보이지 않으려는 듯이. 이제 와서 새삼 부끄러울 리는 없고, 추운 건가? 그렇다고 보기에는 날씨가 너무 화창하다. "금방 준비하고 나갈 테니 너 먼저 가 있어라. 음." 머리카락을 빗어줄 요량으로 빗에 손을 뻗는 찰나 먼저 가 있으라는 데이다라의 말에 움찔 하고 멈춘다. "알았어……." 뭔가 여러가지로 평소와는 다른 아침. 방을 나와서 홀로 복도 위를 걷고 있자니 허전한 기분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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