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도 아지트 밖의 밤하늘은 변함없이 빛나고 있지만, 풀벌레 하나 없는 황량한 곳에 홀로 서 있노라면 바람부는 소리만이 쓸쓸하게 들려온다.
며칠 전 두 사람이 임무를 떠나 오늘 노을질 무렵에 사소리 오빠가 돌아왔다. 아직 돌아오지 않은 한 사람, 나는 언제나와 같은 장소에서 그를 기다렸다. 마침내 멀리서 하얀 새가 달빛을 등지고 날아오는 모습이 보였다. 새는 날카로운 바람을 일으키며 지상으로 내려온 연기와 함께 사라졌다. 이윽고 휘청거리는 데이다라를 보고 놀란 나는 황급히 그에게 달려갔다. "임무가 끝나고… 나리를 먼저 보내고… 점토를 구하러 가다가… 갑자기 적으로부터 공격을 받아서……." 어둠 속에서 가까이 다가가니 비로소 눈에 보이는 것들. 짧은 순간 데이다라의 붉게 얼룩진 옷과 짙은 피냄새가 내게 많은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그는 아직 숨이 약간 거칠었고, 통증을 참는 것인지 고개를 들지 못했다. "괜찮아?" 나는 가슴이 미어짐과 동시에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끼며 품에서 손수건을 꺼내 일단 데이다라의 얼굴에 묻은 피를 닦아주었다. 문득 그가 내쪽을 돌아보는 듯하더니 그런 내 모습을 가만히 응시했다. "……." 그는 손수건을 쥐고 있는 내 손을 붙잡아 내린 뒤 나를 지나쳐갔다. "데이다라……."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슬픈 목소리로 중얼거렸고, 여전히 조금 휘청거리는 그를 부축해 아지트로 들어갔다. "너는… 무섭지 않은 거냐…?" 데이다라의 물음에 나는 걸음을 멈추고 그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그가 말을 이었다. "이런 어두운 곳에서… 폭력과 살인을 일삼는 S 급 수배범들과 같이 생활하고… 언제 어디서 공격받을지 모르는 임무에 따라나서고… 납치되기도 하고… 수치스런 일을 당하고……." 문득 지난 날의 기억이 스쳐지나가며 나는 입을 다물었다. "내일… 어쩌면 그 다음 날 죽을지도 모르는 사람을 바라보고… 의지하고……." 나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도, 그도 나 만큼이나 괴로워보였다. "무섭지 않냐…? 음…?" 나는 잠시 뜸을 들이다 대답했다. "무서워." 하지만 그래도 나한테는 오빠와 데이다라 뿐이야. 나는 그렇게 말을 잇고 싶었지만, 그러면 데이다라가 더 괴로워할 것 같아 그만두었다. 데이다라는 나를 바라보며 힘겹게 마른 웃음을 짓더니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그의 손이 떨리고 있었다. "그래… 너도 역시 무섭구나. 음." 그의 손이 멀어지며 잠시나마 원래대로 돌아가는 듯했던 마음도 같이 멀어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윽고 데이다라가 지친 목소리로 말했다. "미안……." 그 순간 가슴이 너무나도 아팠다. "들어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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