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필이면 정보 수집을 하러 나간 날 데이다라와 토비가 돌아와서 그들을 마중나가지도 못했다. 미안한 마음에 차와 간식을 준비해 각자의 방으로 가져다 주려고 복도 위를 걷고 있는데, 데이다라의 방에서 문득 낯선 이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선배에게는 휴식이 필요해요." 내가 아는 한 데이다라에게 그런 호칭을 사용하는 사람은 토비 뿐. 그러나 토비는 아니다. 여자의 목소리이기 때문이다. "누가 선배냐, 토비는 그렇다 쳐도 나리의 잡심부름이나 하던 네게 그렇게 불릴 이유 없다. 음." 사소리 오빠의 부하로 일하던 사람인가. 그렇다면 기껏해야 일에 대한 이야기를 했겠지만 그 이전에 생각해야 할 것이 있다. 데이다라는 누군가 자신의 방에 들어오는 것을 싫어한다. 그래서 나 조차 그 안에는 별로 들어가본 적이 없고, 그의 애인이 되고나서도 웬만하면 미리 허락을 구했다. 아무렇지 않은 듯 같은 방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그들의 모습에 위화감을 느끼는 것도, 그들이 신경쓰이는 것도, 나로서는 이상한 일이 아니다. 어찌보면 의아함을 품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정식 멤버가 아닐 뿐, 저도 아카츠키를 위해 일한다는 것은 마찬가지예요. 정보 수집은 모든 일의 기본! 제츠 씨만으로는 일손이 턱없이 부족하잖아요? 즉, 저 같은 사람이 없으면 아카츠키는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단 말이죠." 내가 하고 있는 일도 그녀가 하고 있는 일과 전혀 다를 것이 없다. 데이다라가 말하는 '잡심부름'이라는 것이 이곳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전부다. 그래서 조금 상처가 되지만 어쩔 수 없는 것이다. 그녀는 아카츠키를 위해서 일하고 있다지만 최근의 나는 오비토를 찾기 위해, 순전히 자기 자신만을 위해 일하고 있다. 그러니 더욱 할 말이 없다. "바보 같은 실수나 하지 마라. 나리가 없다고 해서 그냥저냥 대충 넘어갈 거라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음." "네, 그래서 이렇게 쉬는 시간까지 선배에게 힘이 되어드리려고 하는 거잖아요. 자, 자. 여기 좀 앉아보세요. 사양 마시고." "사양은 네가 해야지! 여긴 내 방이야! 음!" "글쎄, 앉으시라니까요. 제가 정보 수집 말고 또 한 가지 기가 막히게 잘하는 게 있는데 그게 바로 안마예요." "필요없어!" 투닥투닥. 처음에는 단순한 협력 관계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두 사람의 대화를 가만히 듣고 있자니 그보다는 동료 같고, 더 나아가 친구 같다는 느낌이다. 목소리나 말투도 어리게 들리는 것이 데이다라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손이 싫으시다면 팔꿈치는 어떠세요? 얼마 전에 거구의 적을 한 방에 쓰러뜨린 무적…" "필요없어!!! 어깨 부서질 일 있냐!!!" 그냥 갈까 하다, 손잡이를 잡고서 문을 연다. 덜컥. 딱 봐도 억지로 앉혀진 듯한 폼새의 데이다라의 뒤에 확실히 젊어보이는 여성이 있다. 안마라고 하지만 마치 두 팔로 목을 끌어안고 있는 것 같다. 그러고보니 노크하는 것을 깜빡했구나. 갑작스러운 대면에 잠깐 동안 침묵이 흐르고, 평소와 같이 미소를 지으며 차분한 목소리로 말한다. "배고프지 않을까 해서 간식 좀 만들어봤어. 여기 둘 테니까 먹어." " 너 언제 돌아온 거냐? 음?" "조금 아까. 방해해서 미안해." "방해 같은 건… 이리 와라, 음." "간식, 토비한테도 줘야지." "그럼 가져다주고 와." "아… 응, 알았어." (…) ??? : 선배의 애인 되시는 분인가요? 데이다라 : 그렇다. ??? : 본의 아니게 위험한 타이밍이었는데 전혀 신경쓰지 않는 느낌이랄까… 선배, 별로 사랑받고 있지 않으시네요. 데이다라 : (쿵) ??? : 저 같았으면 그 자리에서 선배를 포함해 다 뒤집어 엎었을 텐데요. 데이다라 : 누굴 너 같은 괴력녀와 비교하는 거냐? 는 나를 믿고 있다. 그 뿐이다. 음. ??? : 간식 저도 먹어도 돼죠? (스윽) 데이다라 : (짝!) 어디다 감히 손을 대. 그리고 언제까지 여기 있을 거야? 음! ??? : 아아, 반지 크리! 크윽… 간식 정도는 괜찮잖아요! 아까 씨의 눈빛이 제게도 먹으라고 말하고 있었어요! 데이다라 : 그런 눈빛 한 적 없어! 네가 그냥 먹고 싶은 것 뿐이잖아! 그렇게 먹을 것을 밝히니 살이 찌지! 거울 보냐! ??? : 거울 살 돈으로 맛있는 거 사먹었어요! 왜요! (허겁지겁) 데이다라 : 야! 죽을래? 투닥투닥-. (…) 데이다라 : ……. ??? : 결국 제가 다 먹을 때까지 씨는 돌아오지 않으셨네요. 데이다라 : 이제 만족하냐? 배 찼으면 그만 나가. 나가라고, 좀. ??? : 배부르고 엉덩이 따시니 일어나기가 싫어서요. 데이다라 : (빠직) ??? : 혹시 화나셨나? 그런 거라면 저 좀 무서운데요. 아까 그 웃는 얼굴이 연기였다는 거잖아요. 데이다라 : 연기 같은 게 아니야. 말했잖냐, 는 나를 믿고 있다고. 음. ??? : 그렇다고 해도 너무 늦는 것 같지 않아요? 조금은 걱정해줘도 좋을 텐데. 데이다라 : 질투 같은 건 너처럼 촌스러운 여자나 하는 거다. ??? : 그리고 촌스러운 남자가 곧잘 하는 것도 질투지요.(후비적) 데이다라 : 아아? ??? : 지금쯤 토비 씨랑 뭐 하고 있을까 신경쓰여서 불안불안 하잖아요. 쿨한 척 적당히 하세요. 데이다라 : ……. ??? : 어라, 농담이었는데 진짜예요? 데이다라 : 시끄러워. ??? : 는 나를 믿는다! 라고 외치던 아까의 자신감은 다 어디 간 거예요? 데이다라 : (부들부들) ??? : 정신차려요, 선배! 그런 한심한 모습으로는 토비 씨한테 씨를 뺏길지도 모른다고요! 데이다라 : …나는 믿는다. 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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