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직 자지 않고 있었던 거냐. 아까 늦어질 거라고 전서구를 보냈잖아, 음?"
"잠이 안 와서. 사소리 오빠는?" "코난과 잠깐 얘기를 하고 있다. 곧 돌아올 거다." "그렇구나." 꽤나 격렬한 전투가 있었는지 데이다라의 코트가 망가져 있다. 아카츠키의 일이 정확히 어떤 내용인지는 알 수 없지만 내가 무엇을 상상하든지 그 이상으로 위험하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데이다라의 강함은 물론 잘 알고 있다. 아마도 내가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모습을 보게 되면 어쩔 수가 없다. "우리가 없는 동안 별일 없었냐? 음?" 고개를 돌리면 암벽으로 이루어진 산과 하늘이 만나는 곳에 별들이 반짝이고 있다. 그곳을 바라보던 데이다라가 문득 돌아서서 내게 묻는다. "카쿠즈랑 히단이 잠깐 다녀간 것 말고는 없었어." "그 녀석들 오랜만이구나. 뭐, 별일 없었다면 됐다. 나는 사소리 나리가 돌아오면 같이 들어갈 테니 먼저 가서 자고 있어라. 음." 바람이 조금 차갑다. 데이다라는 한쪽 손을 코트 안에 찔러넣은 채 다시 밤하늘 한 편을 응시하고 있다. 데이다라의 뒤로 조용히 다가가 그의 허리를 끌어안는다. 그러자 그가 뒤를 돌아보려다 말고 내 손도 마찬가지로 자신의 코트 안에 집어넣는다. "대체 언제부터 나와 있던 거냐, 음? 손이 완전 얼음장이잖아." "괜찮아." "뭐가 괜찮다는 거냐, 바보 녀석아. 누누이 말하지만 넌 그냥 안전한 곳에서 네 일에 집중하고 있으면 돼. 우리가 밖에서 뭘 하든 괜한 걱정 말라고. 음." "어떻게 걱정을 안 해, 만약 두 사람이 돌아오지 않으면 그땐 나 혼자서 어떡하라고?" "……." 옷이 이 정도로 망가지는 동안, 어쩌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데이다라도 한 번쯤은 했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데이다라가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나는 쉽게 죽지 않아. 평소대로라면 그런 대답이 돌아와야 할 터인데, 단지 코트 안의 내 손을 조용히 어루만지고 있을 뿐이다. "나도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잖냐." "?" "밖은 춥고, 바람은 거칠다고. 그러니까 오랜만에 집에 돌아오면 네 얼굴에는 늘 웃음이 있고, 네 손은 따뜻했으면 해. 음." "알았어……." 어렸을 때 누구에게도 응석부리는 법이 없었던 데이다라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이 낯설게 느껴진다. 하지만 알 것도 같다. 아무리 강해도 남자는… 강하기 때문에 더욱 '집으로 돌아왔다'라는 순간에 여자의 따뜻함과 포근함에 기대고 싶어지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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