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사의 꽃 II」 번외편입니다.
소설의 내용을 몰라도 내용을 이해하는 데 큰 무리는 없습니다. by. 공갈이 현관에서 문을 여는 소리가 들려온다. 서둘러 이불을 어깨까지 끌어올려 자신의 모습을 가렸다. 바스로브를 걸치긴 했지만 속이 비치는 얇은 스타킹이라든지, 가터벨트 같은 건 처음이라서 어색하다. 두근두근. 아내가 이렇게 기다리고 있음을 츠치카게 님께서도 알고 계신다. 순식간에 샤워를 끝내고 돌아오셨다. "나 왔어요,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요." 귓가에서 달콤하게 속삭이며 쓰담쓰담 만져 주고 부드럽게 키스한다. 여기까지가 본래의 남편이다. 그런 다음, 데이다라는 내가 덮고 있던 이불을 확 제쳐버렸다. "힘들게 일하고 돌아왔더니 자고 있는 거냐? 팔자 한 번 좋군!" "데이다라……." 겸연쩍은 표정으로 일어나 앉는다. 방금 잠에서 깨어난 것처럼. "멋대로 먼저 잠들다니, 상냥한 누나의 태도가 아니잖아. 밖에서 하루 종일 업무를 보느라 스트레스가 쌓여 있다고.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는 건가? 그 풍만한 몸뚱이는 두었다 어따 써! 지금 나에게 그게 필요하다 말하고 있는 거다! 알아듣겠냐!" "네……." 잠시 머뭇거리다 능청스레 가운을 벗었다. 남편의 입 꼬리가 매우 만족스러운 듯 올라갔다. 상냥하게 웃으며 침대로 이끌자, 그가 자연스레 나를 리드했다. 천천히 다가와 키스하며, 혀를 얽어 왔다. 입술이 떨어지자, 타고난 중저음의 섹시한 목소리가 귀를 간질였다. "지금으로부터 7년 전, 우리는 사이좋은 남매였지… 아니, 네가 나를 동생으로밖에 보지 않았어. 그래서 첫날밤에도 이러면 안 된다며 울었지. 허나 현재의 모습을 봐. 하늘같은 남편 앞에서 그때와 같은 건방진 말은 감히 내뱉을 수 없겠지, 응?" 이런 설정, 정말 심장 떨린다. 부끄러워서 돌아눕는 순간, 남편의 팔이 확 감겨왔다. 사랑하는 남자의 품에 갇혀버리는 것은 언제나 황홀한 기분이었다. "자, 말해봐. 지금까지 내게 범해져왔던 교활한 입술로 이런 건 안 된다고 말해보라고. 다시 한 번 죄책감을 느끼게 해주지. 처음으로 내가 동생이 아닌 남자라는 걸 깨닫게 해줬던 그날처럼 말이야!" 와일드한 연하 남편을 연기하면서도 그의 손은 부드럽게 내 몸을 어루만졌다. 엄청난 위화감이 느껴지는 모습이지만 나는 익숙하게 받아들였다. 문득 속옷 위로 느껴지는 축축한 것은 손바닥의 혀였다. 한사코 꺼내길 거부했던 냠냠이를 쓰는 것은 그만큼 거칠게 하고 싶지 않다는 뜻이었다. 어디까지나 상황극일 뿐. 아내바보가 되어버린 팔불다라의 수준급 나쁜 남자 연기는 변함없이 아찔했다. "누나가 편하게 봉사를 받아서 어쩌자는 거야? 자기만 끝나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거냐? 좋아, 위로해줄 테니 먼저 성의를 보이라고." 이 말을 팔불다라의 말투로 바꾸면 '여보야, 나도 여기저기 막 뽀뽀해줘-.' 정도이려나. 피식 웃음이 나올 것 같지만 애써 감추고는 몸을 일으켜 앉았다. 그도 그럴 것이 솔직하게 반응하는 아래쪽이 귀엽게 느껴지는 것을 더는 부정할 수 없었다. 서툴게나마 혀를 쓰다가 입안에 머금었다. 기분 좋다는 반응이 돌아와서 은근히 뿌듯했다. "으… 으응… 가슴… 가슴……." 아무리 기분 좋아도 가슴이 보이지 않으면 내 남편은 안절부절 못한다. 머잖아 생각이 바뀐 듯 데이다라가 나를 붙잡아 눕혔다. 속으로 귀여워 어쩔 줄 몰라하면서도, 그에게 다리를 단단히 붙잡히는 순간 긴장감이 밀려왔다. "훗, 이제야 제대로 된 누나의 모습을 보여주는군." 가터벨트를 풀고 속옷을 내리는데 갑자기 잡아당겨서 완전히 벗겨지지 않고 한쪽 다리에 걸쳐졌다. 일부러인지, 여유가 없는 건지. 그런 상태로, 데이다라가 천천히 들어왔다. 그리고 점점 거칠게 움직였다. 가출한 아내를 걱정하느라 속이 다 닳았을 텐데, 그 모든 시련이 단 한 순간을 위해서였다는 느낌이었다. "윽……."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면서 저도 모르게 손을 뻗었다. 뺨을 따뜻하게 감싸며 쓰담쓰담. 그러자 뜻밖의 중얼거림이 들려왔다. "누나…" 연기라기보다는 무의식중에 나와 버린 것 같았다. 진지하게 불렀던 적은 한 번도 없었지만 어쨌든 데이다라의 마음속에 나는 그러한 존재였다. "누나… 누나……." 애틋하게 부르는 소리가 사랑스러워서 견딜 수 없었다. 안쪽에서 강하게 부딪히며 신음이 터져 나왔다. "누나~" 아이의 앳된 목소리. 깨닫고 보면 또 한 명의 남편이 이쪽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머리모양을 보니 10살 때 모습이었다. 장난꾸러기처럼 웃는 얼굴이 기억과 겹쳐지면서 그 시절로 돌아가 남편과 만난 것 같았다. "데… 데이다ㄹ… 웁…! 우우웁…?!" 꼬마 남편은 거리낌 없이 내 입술을 빼앗았다. 당혹스러운 만큼 짜릿해서, 자신의 기분을 말로는 차마 표현할 수 없었다. "누나, 완전 예쁘다~" 말투는 귀엽지만 웃음소리는 영락없는 아저씨. 원래 아저씨니까 당연했다. 거칠게 흔들리며 쾌감에 일그러지는 얼굴을 도저히 가릴 수가 없었다. 쿵쿵쿵, 쿵쿵쿵, 반복적인 리듬이 집요하게 이성을 무너뜨렸다. "한 번쯤은 이렇게 불러 보고 싶었어… 하지만 그러면 나를 동생으로밖에 보지 않겠지…? 어른이 되면 나랑 결혼… 아, 벌써 했나? 하하하하!" 묘하게 사악한 웃음이 아닌가. 꺄아 하고 내게 안긴 데이다라는 발을 동동 구르며 가슴에 얼굴을 부비적거렸다. 그러더니 말릴 겨를도 없이 아기 고양이 같은 작은 혓바닥을 내밀어 가슴의 민감한 곳을 애무했다. 이건 반칙이야. 하지만 좋아. 좋으니까, 손바닥의 혀만은… 안 돼, 미니미 냠냠이는 정말 그만둬! 너무 사랑스럽잖아! 귀, 귀여워어어! "아아…!" 몽롱함으로부터 깨어나면 어느덧 꼬마 남편은 사라지고, 거친 숨을 몰아쉬는 짐승남… 아니, 데이다라만이 보였다. 위험한 남매 상황극에는 이제 만족한 듯 오로지 남편의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여보… 나, 좋은 남편이에요…?" 뜨거운 숨결을 내뱉으면서도 그가 진지하게 물었다. 능청스러운 행동과 나긋한 말투에서 나름의 경륜이 묻어났다. 이제는 내가 아이처럼 눈물을 글썽인다. 그래도 웃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쓰담쓰담 만져주는 손길을 느끼며 데이다라는 굉장히 기뻐 보였다. 예전부터 '좋은 남편' 되는 게 꿈이라고 했으니까. 그런데… 그는 좀처럼 숨이 가라앉지 않았다. 여전히 내 안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혈기왕성하던 시절에 비하면 얌전해졌지만 여전히 뜨거운 청춘이었다. 그렇다. 한 번으로는 만족할 수 없는 것이었다. 만약 데이다라가 처음부터 나를 누나라고 불렀다면, 과거의 나는 두 사람의 관계에 분명히 선을 그었을 것이다. 11살이나 어린 주제 존댓말은커녕 편하게 이름으로 부르는 녀석을 때로는 건방지다 생각하기도 했지만, 결국에는 건방진 꼬마에게 몸도 마음도 빼앗겼다. 이런 나이가 되면 한 번 식은 욕망이 순식간에 다시 달아오르는 것 자체가 굉장한 일이다. 남편의 젊음이 나를 여전히 아름다운 시절에 머물게 한다. 마치 남편에게서 뜨거운 피가 옮겨와, 함께 숨을 쉬고 있는 것 같다. 흐릿한 시야가 선명해지며 내 남자지만 정말 잘생겼다고 생각했다. 절정의 여운으로 부르르 떨면서 쉬고 있는데, 짓궂은 남편은 그마저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았다. 조용해진 방안에 혀를 섞는 야릇한 소리만이 들렸다. 또 가슴을 만지려고 하기에 저도 모르게 몸서리치며 질색하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데이다라는 나를 끌어안은 채 돌아누워 기어코 입을 맞췄다. 어디든 키스해야 만족할 수 있는지 쪽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좀처럼 받아 주질 않으니, 그가 토라진 목소리로 투덜거렸다. "하고 나면 아무래도 좋다는 그런 반응… 솔직히 싫다고 말해도 돼…?" "내 나이를 생각… 아니, 미안해요……." 어떤 의미에서는 나야말로 말하고 싶었다. 두 번이나 하고 나서도 키스할 마음이 생기는 당신은 대체. 숨이 턱까지 차올라 피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계속 피하다 보니 턱, 뺨, 귀 같은 곳에 입술이 닿았다. 쪽쪽, 쪽쪽. 으으으, 끈질긴 26살. 젠틀하게 얼굴을 밀어내는 것까지는 좋았다. 기죽은 듯이 의기소침해서는 부비적부비적, 그리고 또, 또, 가슴으로 손이 다가왔다. 가차없이 치우게 했더니, 아쉬운 듯 다리를 더듬거리기 시작했다. 스타킹 같은 것이 새삼 신기하고 맨질맨질 좋았나 보다. 지금까지 평범한 속옷 외에는 입은 적 없었으니까. 미안해서 그만두라고 말할 수 없었다. "나한테… 어울려…?" 여전히 숨이 거친 탓에 나지막이 묻자, 다리에 몰두해 있던 데이다라가 불쑥 올라오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어느 때보다 강한 긍정. 정말이지 귀여웠다. "앞으로 자주 입어줄게……." 지금까지 신경 써 주지 못해서 미안해. 정말, 누나 주제에, 상냥한 얼굴로 어린 남편에게 희생만 강요했던 건 아닌지. 지금의 자신에게 얼마나 대단한 일이 가능할지 회의감이 들기도 하지만, 남편을 위해서라면 어떤 부끄러움도 감수할 수 있다. 헤실헤실 웃으며 기뻐하는 얼굴을 보라. 이렇게 좋아할 줄 알았음 진작 입었을 텐데. "나도 특별한 팬티를 입어볼까…?" 남자의 팬티는 그래봤자 귀여운 무늬가 들어간 것 정도겠지. 곰돌이라든지, 하트라든지. 당신은 아무것도 안 입고 있을 때가 제일 좋아라고 말하면 어떤 반응을 보이려나. 속으로 상상하며 웃음을 참았다. 그러고 보니, 쿠로츠치가 찍은 사진은 어떻게 됐을까. 아카츠치 씨가 같이 있으니 없애라고 했겠지? 없애지 않았다면 다음에 같이 봐야겠다. 후후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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