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그래. 지금 가겠다. 음."

 "데이다라도 참, 잠이 안 온다고 새벽부터 나와서 점토를 만지면 어떡해? 다크서클이 더 심해졌잖아."

 데이다라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며 걱정스런 목소리로 말한다. 그러자 쓴웃음의 데이다라가 그 손을 살며시 떼어낸다. 그리고 가슴이 두근거리도록 내 뺨을 살살 어루만진다.

 "괜찮다. 오늘은 오후에 출발하기로 되어 있으니까 그 전에 조금 자두면 돼. 음."

 그래도 여전히 걱정되지만 데이다라가 괜찮다고 하면 그렇게 생각하는 수밖에 없겠지. 다음에 그가 돌아오면 따뜻한 차라든지 잠이 잘 오는 것을 만들어주는 편이 좋을 것 같다.

 "아아 싫다, 증마알!  너 진짜 이럴래!"

 "뭘 말이야?"

 "이것도 야채, 저것도 야채, 야채, 야채, 야채! 온통 야채 뿐! 여기에 초식동물 한 마리가 서식하고 있다는 건 알고 있다만, 그렇다고 해서 나한테까지 풀을 먹일 필요는 없잖어!"

 "히단이 자신의 방을 스스로 청소한다든지 예쁜 짓을 하면 생각해볼게. 당분간 육류가 들어가는 음식은 만들지 않을 거야."

 "어째서!"

 새침한 얼굴을 하고는 자신의 자리에 앉는다. 물론 데이다라의 옆자리다. 우리의 관계라면 히단도 진작 눈치챘을 터. 무얼 새삼스레 묻는 건지 모르겠다.

 그런 건 데이다라가 채식주의자에 고기의 냄새를 맡는 것 조차 싫어하기 때문으로 정해져 있지 않은가. 식사 때는 그렇다치더라도 내 옷에 냄새가 배기라도 하면 아주 곤란하다.

 "얌전히 먹어라, 히단. 원래 아침은 가볍게 먹는 너니까 야채만으로도 딱히 상관없지 않냐."

 카쿠즈는 역시 어른스럽구나. 내 말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보내는 히단이지만 카쿠즈의 말이라면 납득하겠지.

 "이제 막 교제를 시작했을 뿐이니 네가 조금은 이해해주도록 해라. 너도 그 정도는 알 수 있잖아, 아침의 식단이 바뀐다는 것은 그 만큼 여자 쪽이 간밤에 만족스러워하고 있다는 뜻이다."

 "하아? 전혀 모르겠는데!"

 아저씨 냄새 풀풀 나는 시모네타지만 역시 카쿠즈도 알고 있었구나. 얼굴이 뜨거워진다.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데이다라의 어깨에 기대자 그의 팔이 나를 감싸온다.

 "데이다라, 뭔가 먹고 싶은 거 있으면 말해."

 "아아."

 그렇다고 해도 이쪽은 아직 미성년자인데, 데이다라는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아무렇지 않은 듯 식사를 계속하고 있다. 카쿠즈는 그렇다 치더라도 어째서 데이라에게까지 이따금씩 짙은 아저씨의 냄새가 나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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