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데이다라가 임무로부터 돌아왔다. 전서구를 통해 미리 소식을 전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식사를 준비하는 내내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가 곁에 있는 지금은 말할 것도 없다.

 "고생 많았어-."

 어느덧 프릴이 생긴 앞치마를 허리에 두른 채 데이다라에게 종종걸음으로 다가가 투닥투닥 어깨를 두드려준다. 그러자 그가 나를 슬쩍 돌아보며 미소짓는다.

 심쿵. 정신이 아찔해지며 두 손에 힘이 절로 빠져나간다. 한 편, 사소리 오빠와 히단은 얄쌍한 눈을 하고서 이쪽을 아니꼬운 듯 쳐다보고 있다.

 "어이, 동생. 나는?"

 "오빠는 안마 같은 거 필요없잖아."

 "어이, 친구. 나는?"

 "히단에게는 해줄 수 없어."

 "어째서!"

 육체적인 피곤함을 느끼지 않는 오빠는 둘째치더라도 친구에게 그 정도의 친절은 베풀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히단에게 부탁을 한 적도 여러 번 있었고, 내쪽에서 해준 적은 당연히 더 많다.

 그러나 지금 히단과 너무 허물없이 지내면 그런 내 모습을 보고 데이다라가 어떻게 생각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조심하지 않을 수가 없다.

 데이다라가 질투를 해준다면야 물론 기쁘지만 그보다는 행여 그가 나를 가벼운 여자로 생각하거나 하지는 않을지 두렵다.

 지나친 생각이라고 해도 그런 터무니없는 이유로는 어렵게 얻은 그의 마음을 조금도 잃고 싶지 않다.

 "데이다라, 어디 결리는 데 없어?"

 "오른쪽 목과 어깨 사이가 조금."

 이런 내가 틀렸다면 데이다라가 한 마디 쯤 해주었겠지만 그에게서는 별다른 반응이 없다. 그저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내 손길을 받아들이고 있을 뿐이다.

 "시원해?"

 "음."

 "가서 먹을 것 가져올 테니까 조금만 기다려?"

 안마를 멈추고 싱크대 쪽으로 향하려는 순간 데이다라가 덥석 내 팔을 붙잡는다. 그리고 당황할 새도 없이 내게 입을 맞춘다. 가벼운 뽀뽀라기에는 입술이 닿아 있는 시간이 길다. 이건 키스다.

 "……."

 서로의 입술이 떨어지며 쪽 하는 야릇한 소리가 난다. 지금 사소리 오빠와 히단이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지 보지 않아도 알 것 같다.

 "뭐 하고 있는 거냐? 배고프니 얼른 가져와라. 음."

 찰싹, 데이다라가 내 엉덩이를 때린다. 다른 사람들이 지켜보는 와중에 아주 거침없는 손길이다. 애인보다는 부인을 대하는 태도. 지난 번에도 왠지 아저씨의 냄새가 난다고 생각했지만 과연 데이다라는 여느 또래들과 다르다.

 "이, 이 정도면 될까요…?"

 문득 데이다라가 존경스러워진달까, 나도 모르게 존댓말이 튀어나온다.

 "더 필요하면 얘기해주세요…?"

 "음."

 뭐, 이것은 이것대로 행복하니 상관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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