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깐 기다려라, 혹시 모르니 엄호해줄 수 있는 새를 몇 마리 더 붙여주겠다.”
“응.” 오랜만에 두 사람의 임무에 동행하게 되었다. 사소리 오빠는 웬만하면 나를 데리고 나오려 하지 않지만 페인 씨가 이번 임무에서는 내 조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해서 이렇게 되었다. 오빠는 아직 화가 난 듯하지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어서, 무엇보다 떨어져 있지 않아도 되어서 기쁘다. 데이다라에게 받은 펜던트, 지금은 앞으로 나를 태우고 다닐 새가 되어 있다. 둥실둥실 위아래로 천천히 움직이다가 높이 날아오를 때의 짜릿함이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이 녀석과 함께 실전에 나온 것은 처음이지만 오늘은 왠지 예감이 좋다. 금방 정보를 모으고 돌아올 수 있을 것 같다. “빨리 만들어줘, 빨리.” “무얼 그리 들떠있는 거냐? 조금만 더 기다려라. 너의 크기에 맞춰 평소보다 2만배 정도 작게 만들고 있다고. 너 때문에 미니어처 같은 까다로운 것에 손을 대게 되어서 아주 곤란하다. 음.” 소인술을 쓴 상태에서는 몸집이 작아진 만큼 세상의 모든 것이 커다래보인다. 지금 내 키는 데이다라의 손바닥 넓이 정도일까. 적진에 가까워지면 이보다 열 배 스무 배 더 작아져서 은밀히 행동해야 한다. 내 경우에는 솔직히 적보다 야생동물들을 더 걱정해야 하지만 그것에 대한 에피소드는 결코 두 사람에게 얘기하고 싶지 않다. “자, 다 됐다. 음.” 퐁- 퐁- 퐁- 귀여운 소리와 함께 작은 새들이 날아올라 내 뒤로 따라붙는다. 지금은 이렇게 깜찍한 모습을 하고 있지만 그 위력은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지뢰의 수십배에 달한다. 건물 하나 정도는 순식간에 흔적도 없이 날려 버릴 정도. 게다가 끝까지 적을 쫓아가서 명중하고 마는 유도탄이기 때문에 가히 두렵지 않을 수가 없다. 현존하는 폭둔 사용자 중에서 거의 독보적 존재인 데이다라가 새삼 대단하게 느껴진다. “그럼 정말 다녀오겠습니다-.” “조심해라, 음.” 결국 오빠는 끝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단지 검은 오오라를 뿜어대고 있을 뿐. 오빠는 기분이 나쁠 수록 과묵해지는 경향이 있어서 화를 낼 때보다 입을 다물고 있을 때가 훨씬 더 무섭다. 데이다라가 없었다면 아마 나는 그 자리에서 찍 소리도 내지 못했을 것이다. 내가 걱정되어서 그런 것은 알고 있지만 그래도 처음 눈을 떴을 때 나는 이마에 서클렛을 하고 있었다. 나도 정식으로 닌자가 된 사람이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오빠의 밑에 있으면서도 헛되이 시간을 보내온 것은 아니다. 그 동안 짬이 날 때 마다 여러가지 술법을 배웠고, 수련도 많이 했다. 이런 나라도 조금은 도움이 되고 싶다고 언제나 염원하고 있다. (…) 데이다라 : 사소리 나리, 어지간히 그만 기분 풀라고. 이제 가버렸으니 정말 어쩔 수 없잖아, 음? 사소리 : 난 적어도 네가 나 다음으로 녀석을 가장 아끼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만, 아니었던 거냐. 데이다라 : 물론 아끼고 있어. 하지만 언제까지고 나리에게 보호만 받게 놔둘 수는 없지. 음. 사소리 : 그게 뭐 어떻다는 거냐? 데이다라 : 녀석보다 먼저 죽지 않을 자신 없잖아. 나도 없어. 사소리 : ……. 데이다라 : 나리는 그나마 늙지 않고 망가지면 고칠 뿐이니 괜찮을지 몰라도 난 달라. 내 예술도 나리의 것처럼 딱히 대상을 가리는 게 아니라서 말야. 언젠간 반드시 이 안에서도 펑- 하고 모든 것을 사라지게 만들 거라고. 그런데 뭐 어떻냐고? 무언가를 잃으면 다른 것으로 다시 채워야 하잖아. 그건 어느 한순간에 해낼 수 있는 것이 아냐. 지금부터 조금씩 방법을 알아두지 않으면. 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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