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쓸쓸함에 무심코 내뱉은 말이었다. 나와 같이 있는데도 내가 아닌 보다 먼 곳에 시선을 던지고 있는 데이다라에게, 기다리는 여자의 마음이란 것이 자신으로 하여금 원망스럽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 것이다.

 "내가 매번 이렇게 떠나니, 너와 떨어지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여기는 것 같으냐."

 "아니야?"

 투정부리듯이 말하는 나를 데이다라가 살며시 끌어안는다. 뒤통수를 감싸오는 그의 손. 머리카락 사이로 들어오는 손가락의 감촉이 좋다. 그것만으로도 마음이 녹아내리는 것 같다.

 "나도 할 수만 있다면 너와 계속 같이 있고 싶다. 온종일 네 무릎을 베고 누워서 응석부리고 싶다고. 왜 모르는 거냐, 음?"

 "지금까지 그랬던 적 한 번도 없었잖아."

 문득 그의 목소리가 괴로운 듯 들려와 가슴이 조여온다. 그리고 내 목소리도 그와 같이 조금 떨린다.

 "아아, 없었지… 그러니까……."

 그의 손끝이 내 뺨을 어루만진다. 그리고 그는 살며시 고개를 숙여 작은 목소리로 내게 속삭인다.

 "다음에 무사히 돌아오는 것을 또 기다려줘… 음…?"

 그렇게 나를 달달한 기분에 젖어들게 하고는, 그가 내 머리에 입을 맞추고 다시 한 번 상냥하게 쓰다듬어준다. 두 눈을 감은 채 그의 손길을 느끼는 것 외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그렇잖아도 붙잡고 매달리고 쫓아다니는 신세에, 완전히 그에게 져버린 듯한 기분이다.

 아아, 연인관계가 되었어도 내 사랑은 원래의 짝사랑 만큼이나 힘들구나. 게다가 상대가 상냥한 천사와 교활한 악마의 모습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나쁜 남자라니.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면… 다, 다른 남자한테 확…!"

 내가 말을 마치기 전에 그가 내 팔을 붙잡고 내게 입을 맞춘다. 여느 때보다 깊숙이 전해져오는 감각에, 그를 원하고 기다리는 내 몸이 반응한다. 그렇게 또 다시 달콤한 꿈을 따라 흐릿해져간다.

 "음… 음음……."

 쪽 소리에 끝까지 휘둘리면서도 나로서는 꽤나 과감하게 데이다라를 밀어내고 뜨겁게 달아오른 얼굴을 소매로 가린다. 그러자 그가 흐트러진 내 머리카락을 살며시 쓸어넘겨준다.

 "얌전히 기다리고 있어라. 돌아오면 계속하자. 음?"

 낮지만 부드러운 데이다라의 목소리. 결국에는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하고 고개를 끄덕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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